NBA·수퍼보울 마케팅…옵티마 인기 폭발적 귀엽고 깜찍한 햄스터 내세운 '쏘울' 마케팅 전략 성공
도로 위를 달리는 기아차가 정말 많아 졌다. 디자인이 눈에 띈다 싶어 꽁무니를 쳐다 보면 쏘렌토 옵티마 쏘울이다.
기아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진 데는 광고효과도 크다. 특히 NBA 덩크슛 컨테스트에서 블레이크 그리핀이 옵티마를 뛰어 넘었던 장면이나 셔플댄스를 하는 힙합 햄스터의 등장은 결정적이다.
지난해 2월 그리핀의 슬램덩크 때 미디어에 노출된 옵티마는 하루 만에 소비자들로부터 20%나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 옵티마를 살 의향이 있다는 소비자도 두 배나 늘었다는 게 당시 자동차 전문 인터넷사이트 에드먼즈닷컴(edmunds.com)의 분석이다. 뉴욕 오토쇼에서 2년 연속(2010-2011) 최우수 광고상을 거머쥔 햄스터 광고를 활용한 쏘울은 해마다 판매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젊고 창조적이면서도 역동적 재미를 모두 줄 수 있다는 메시지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리핀의 '슬램덩크'
기아차는 2008년 1월부터 NBA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다. NBA 열성팬과 일반팬의 기아차 인지도도 꾸준히 상승해 왔다. 하지만 2011년 2월 그리핀의 슬램덩크 이후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으로 변했다.
그리핀이 옵티마를 넘어 터트린 덩크슛 후 주간지 스포츠비즈니스저널이 조사한 'NBA 자동차 스폰서 인지도 현황(2009-2011년)'을 보면 기아차는 도요타나 GM 포드를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섰다. NBA 열성팬 중 23.4%가 기아차를 인지 13.9%로 2위를 차지한 도요타를 크게 앞질렀다. 일반팬의 인지도도 12.4%로 2위 도요타를 1.1% 앞섰다. NBA 전야제로는 역대 최다 시청자인 810만 명이 지켜봤으니 판매 증가로 이어진 것은 당연했다.
그리핀의 덩크슛이 터진 후 2011년 3월 옵티마 판매량은 전달에 비해 무려 42.3% 급증했다. 12월에는 마침내 월간 판매량 1만 대 돌파(1만704대)란 이정표를 세웠다. 옵티마는 지난해 기아차 세그먼트 중 가장 높은 208.9%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리핀의 덩크슛은 기아차를 위한 슬램덩크였던 셈이다.
#햄스터와 함께 달린 쏘울
2009년 3월 미국시장에 진출한 쏘울은 첫 해 3만 1587대가 팔리며 곧바로 소형차 박스카 부문 1위에 올랐다. 쏘울은 2010년 6만 7110대 2011년 10만 2267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로 자리를 잡았다. 쏘울은 올 상반기에도 경쟁차종인 도요타 사이언 xB(1만 206대) 닛산 큐브(4085대)를 따돌리고 6만 3635대로 미국 소형 박스카 시장 점유율 82%를 마크했다.
최근 카닷컴(car.com) 보도에 따르면 도요타가 사이언 xB의 단종 방침을 세웠고 닛산도 큐브의 2개 트림을 없애기로 했다. 쏘울의 광속질주에 경쟁 레이스를 포기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쏘울의 성장엔 햄스터 광고를 빼 놓을 수 없다. 쏘울 출시에 맞춰 미 전역에 선보이기 시작한 햄스터 광고는 현재까지 총 3편이 제작됐는데 모두 자동차 광고 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귀엽고 깜찍한 햄스터들이 경쾌한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은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섰다.
지난해엔 뉴욕 매디슨가에 있는 '광고 워크 오브 페임'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코카콜라하면 떠올리는 폴라 베어(polar bear)나 에너자이저의 버니(bunny)처럼 소비자들은 햄스터 댄스와 쏘울을 하나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수퍼보울과 스포츠 마케팅
올해까지 3년 연속 진행한 NFL 수퍼보울 광고도 기아차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냈다. 수퍼보울은 해마다 미 전역에서 1억 명이 넘게 TV를 통해 시청한다. 더구나 올해 기아차는 옵티마 SXL을 알린 광고에서 USA투데이와 페이스북 여론조사에 자동차 부문 14개 광고 중 1위 전체 56개 광고 중 3위를 차지하며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이미지를 굳혔다.
이 밖에도 기아차는 자동차 레이싱, 골프 천재 미셸 위를 홍보대사로 활용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기아차 광고 컨셉트는 의외성" 광고기획사 D&G 디렉터 엘세군도에 있는 기아차 광고기획사 'D&G(David&Goliath)'를 찾은 것은 지난 9일. 햄스터 댄스와 블레이크 그리핀의 슬램덩크 등으로 잘 알려진 D&G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콜린 제프리를 만나 기아차 광고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프리는 "D&G에서 일하기 시작한 6년 전만 해도 주위에서 기아차 보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어디에서나 기아차를 볼 수 있다"며 기아차의 빠른 성장에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기아차가 보기 좋은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 높은 안전도와 함께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광고가 더해져 모두가 운전하고 싶어하는 차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D&G가 추구하는 기아차 광고 컨셉트에 대해서는 '의외성(unexpected)'을 강조했다. 제프리는 "신차를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남들과는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동떨어 져서도 안 된다"며 "새롭지만 친구같아서 사람들로 하여금 미소짓게 할 때 소비자들은 기아차를 몰고 도로로 나서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는 지난해 뉴욕 광고 명예의 거리에 오른 햄스터 광고도 그런 고민 속에서 탄생했다고 말했다. 특히 쏘울광고에 나오는 힙합 햄스터는 박스카 타깃층인 젊은이들의 도전적인 삶에 포인트를 준 게 3편까지 이어지면서 빅히트를 치게 됐다고 평가했다. 신차가 나올 때마다 그에 맞는 또 다른 의외성을 찾아 창조하는 작업이 너무도 흥미롭다고 말한 제프리는 다음 작업은 기아차 고급사양의 플래그십이 될 K9이 되지 않겠냐며 큰 기대를 나타냈다. 김문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