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가 1988년 대선 이후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퓨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롬니 후보는 9월 기준으로 등록 유권자 사이에서 호감도 45% 혐오도 50%로 혐오도가 5%포인트 높았다. 오바마는 호감도 55% 혐오도 42%였다. 1988년 조지 HW 부시(공화)와 마이클 듀카키스(민주)의 대결 이래 양당 후보를 통틀어 9월 중 혐오도가 호감도보다 높은 사례는 없었다. 접전을 벌였던 2004년 9월 인기가 낮았던 조지 W 부시(아들) 당시 대통령조차도 호감도 54% 혐오도 43%였다.
지지율에서도 오바마가 크게 앞섰다. 등록 유권자 사이에서의 9월 지지율도 오바마 51% 롬니 42%로 격차가 9%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1998년 9월 빌 클린턴이 밥 돌(공화)에게 12%포인트 차로 앞선 이래 가장 큰 폭이다.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사이의 지지율도 오바마 51% 롬니 43%로 격차가 8%포인트였다.
일자리 세금 외교정책 건강보험 낙태 등 8가지 현안 해결력 평가에서도 오바마가 1~15%포인트 차로 앞서 롬니가 그간 강조한 '경제 해결사' 이미지에 대한 국민 기대도 약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롬니의 호감도와 지지율이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선거 전문가들은 아직도 롬니에게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전국 실업률이 8%를 넘고 국민의 60% 가량은 미국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지난 1912년 이후 실업률이 8.0%를 넘은 현직 대통령이 재집권한 사례는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밖에 없다.
투표일까지는 아직 40여일이 남아있다. 선거 전략가와 분석가들이 최근 주요 언론매체에 기고하거나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롬니의 고전 이유와 처방을 살펴본다.
▶찰리 쿡(선거 분석가)=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이는 나쁜 경제 상황 속에서도 그가 선거운동을 잘한 덕분이다. 롬니가 이긴다면 선거운동은 잘 못했지만 경제 문제가 도와줬기 때문이다. 롬니 진영의 선거전략에 문제가 있다. (내셔널저널 기고문)
▶마크 매키넌(2000년 조지 W 부시의 수석 미디어 전략가)= (롬니 캠프의 손발이 안 맞는다는 워싱턴포스트 지적과 관련) 2000년 부시 캠프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우리는 그때를 '검은 9월'이라고 불렀다. 모든 게 엉망이었고 모든 사람이 해고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때와 너무도 비슷하다.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줄 최대의 기회는 오는 10월 3일로 예정된 대선 후보 TV 토론회다. 이 토론회가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존 위버(전 매케인 선거 전략가)= (롬니의 연설 내용이 일관성이 없고 산만하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대해) 도대체 롬니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이번 대선은 오바마를 상대로 한 복잡한 싸움이 아니다. 경제를 살릴 구체적 계획을 하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롬니는 실수하지 말고 절제하면서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