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요즘 불면증에 시달리고 불안한 마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극복을 해야 할까요?
▶답= 상담을 하면서 자주 뇌리를 스치는 질문이 있습니다. "당신 인생의 무게는 어떠합니까?"
K씨는 50대 초반의 중년 남성으로 계속 되는 불면증에 약을 복용하면서 심리 치료를 받으러 오셨습니다. 이야기 중 K씨는 2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와 함께 자라나던 유년기에 힘들었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되살렸습니다.
자주 부재중이셨던 아버지, 그리고 항상 비판적이고 화가 나있으셨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무단히 노력했던 K씨는 스스로 자신이 부족하고 멍청한 아이여서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했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그 부적절한 자아상은 계속해서 짐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것이 인생의 큰 무게가 되었고 아무리 노력해서 이루어도 항상 부족하고 불만족스러운 자아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힘들고 정리되지 않는 부분을 마음에 담아 계속해서 긴 인생의 여정을 가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인생의 무게로 이어지곤 합니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다 소화하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힘든 일들이 일어날 때 우리는 자신에게 아무 생각 않고 쉬어갈 수 있는 자유를 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를 인식하고 현 삶에서 긍정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비울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이 좋습니다. 무겁고 복잡한 인생의 짐을 비우는 것은 현재 갖고 있는 인생의 무게를 인식할 때부터 시작됩니다.
K씨에게 아버지라는 단어는 잘한 것 보다는 모자라는 부분을 비판적으로 꾸짖었고 앞에서 아주 작아졌었던 자신, 첫 직장과 첫 월급에 기뻐하던 자신에게 그 정도에 만족해서는 안된다고 하시던 경직된 아버지의 얼굴 등 아버지의 반응을 통해 K씨는 자아를 평가해 왔고 그 안에서 부정적이고 불안한 자아를 키워왔던 것입니다.
불안한 반응이 있을 때 본인이 쓸 수 있는 대체능력이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쁜 일과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 있게 산책을 하면서 차를 마시는 시간, 운동을 하면서 신체적인 에너지 소진에 더 초점을 맞춰보는 시간, 나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사람과 재미있는 일을 하는 시간 등을 갖게 된다면 고비를 좀더 수월하게 지날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