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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재단사

똬리 틀은 뱀의 음산한 고뇌
 
슬픔을 양지에 내다 말렸다
 
쭉 뻗은 마른 생명 너부러진 주검
 
말라붙어 뻣뻣이 박제되었다
 
 
 
완전한 매장
 
 
 
오그라진 기억을 가위로 잘라
 
오려 붙이고 찢어 붙여 예쁜 것만 골라
 
추억의 액자에 걸어 넣었다
 
멋있어
 
 
 
기억을 재단했다.

곽애리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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