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70대 이상의 연령대라면 얼마전 타계한 송해와 함께 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필자도 어린시절 라디오를 통해 ‘뚱뚱이와 홀쭉이’, 서영춘과 백금녀, ‘합죽이’ 김희갑과 ‘막둥이’ 구봉서, 만담가인 장소팔과 고춘자, 그리고 박시명과 송해 등의 방송을 들으면서 자랐다.
그러다가 송해 형님을 만난 것이 1970년대 초, KBS군방송시절 ‘위문열차’ 공개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다. 당시 MC와 출연자 섭외를 하던 필자는 앞서 열거한 스타들도 모시고 싶었지만 지방공연 일정 등으로 바쁜 분들이라 쉽지가 않았다. 이때 가장 만만한 상대가 ‘박·송 콤비’였다. 그리고 전방부대 지휘관들과 장병들이 가장 보고싶어 하는 연예인 1순위로 꼽는 것이 ‘박·송 콤비’라는 것도 알았다. 공연 요청을 위해 필자를 찾아왔던 정훈참모나 정훈장교들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당시 현역 육군 상병이었지만 사복을 입고 근무했다. 출연자나 부대 관계자들과 편하게 대화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보니 그들은 내가 현역 군인인 줄 몰랐다고 한다.
전역 후 필자는 미국으로 왔고 한국에서 방송되는 ‘전국노래자랑’이라는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처음엔 공연 장소가 지방 소도시 중심이고 노인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다 보니 수준이 약간 그랬다. 그때가 34년 전이니 송해 형님의 나이 61세때다.
그는 하나 뿐인 아들을 사고로 잃었고 수년 전에는 부인과도 사별해 그야말로 이를 악물고 천직인 방송에 헌신한 것이 아닌가 싶다.
원래 가수나 배우는 아니었지만 60년대 중반 KBS외에 MBC-TV와 TBC-TV가 생기면서 활동 영역이 코미디언에서 방송인으로 넓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