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에 개업해 무료 진료를 하고 있는 버지니아 센터빌 소재 라파 병원(Rapha Medical Group,LLC), 서정희 대표를 만나 인터뷰 했다. 서 대표는 “특별한 사명감이 있어서 병원을 개원한 것은 아니다. 미국 이민자의 삶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알고 있고, 보험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안타까운 마음도 있어서 개원하게 됐다”고 미국에서 찾기 힘든 '무료 진료'의 이유를 담담히 말했다.
서정희 대표는 몇 해 전 비엔나에서 병원을 개원한 경험을 살려, 버지니아 센터빌에 라파 병원을 두 번째로 개원하게 됐다. “라파 클리닉의 무료진료는 당초 계획이 7월까지였는데,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이를 연장해, 8월말까지 예약한 사람들은 모두 무료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서대표는 전했다. 무료진료에는 일반진료, 피검사, 소변검사 등이 포함된다. 18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든 내원 가능하다.
내과 전문의 코넬 마넬로토 박사와 병원 관계자가 함께하고 있다
"'라파'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치료해주신다는 뜻이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뜻이 좋은 것 같아 병원이름을 지어준 사람에게 감사하고 있다”는 서정희 대표는 “병원을 개원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서 대표는 "과정 중에 힘든 일도 많았는데, 진심을 다 해 진료를 해 주는 곳을 열고 싶었다. 그래서 좋은 의사를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라파 병원은 내과 전문의 코넬 마넬로토 박사를 영입해 개원했다.
“한국에 부모님이 계시는데, 미국에 살다 보니 정작 한번도 부모님을 병원에 모시고 가보지 못했어요. 부모님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네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저희 병원에 내원하시면 부모님처럼 모시려고 하고 있어요. 그러면 또 누군가 제 부모님께 잘해 주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라며 눈시울을 붉히는 서 대표는 20년 전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어쩌다 보니 병원에서 봉사를 하게 됐는데, 그것이 계기가 돼 뜻이 맞는 사람과 의기투합해 비엔나에 병원을 처음 개원하게 됐다.
“이후 비엔나에 있는 병원은 사연이 있어 문을 닫게 됐지만, 이상하게 포기가 안되더라고요. 병원을 포기하게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세상살이는 고통스럽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계속해서 힘을 내서 살아내야 합니다. 무조건 킵 고잉(Keep going)해야 해요”라고 녹록치 않은 삶의 여정을 담담하게 들려주는 서대표의 모습에서 인생을 달관한 철학자와 같은 모습이 보였다.
끝으로 서대표는 버지니아 지역에 사는 한인들에게 “병원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병원 가는 것이 무서워, 모르는 것이 약이야라는 분들을 보면 참 안타까워요. 이번 기회에 무료 진료를 받아보세요. 앞으로 나가는 걸 두려워하시면 안됩니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문의: 703-991-2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