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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바램

Los Angeles

2023.02.09 19:38 2023.02.0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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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년 새해  
 
풍족히 내린 비가 마른 땅을 적신다
 
 
 
작년에는 한 번도 오지 않은 매정했던 그
 
호수 바닥이 거북등 되고
 
산등성이는 마른 땅 되어 푸석거려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그가 일 년 내내 야속하기만 했는데
 
 
 
어느 별의 사막을 정처없이 걷는 듯 했다  
 
우리는
 
 
 
오랜 기다림 끝에 그가 와서 울음 한바탕 쏟아 내니
 
들녘이 소년처럼 푸릇히 살아나고
 
멀쭉이 먼 산만 바라보던 가로수들이 온 몸으로 춤을 춘다
 
 
 
우산을 들고도 흠뻑 그에게 젖어 들 수만 있다면
 
모퉁이 길 몇 번 돌아야 있는 마켓에 가는 것쯤 대수랴
 
그의 줄기찬 방문으로 찰랑찰랑 차 오르는 호숫가에서
 
채널5번의 예쁜 아나운서가 여전히 그를 맞으며
 
생수 같은 소식 전하는 것을 보는 것이 나의 새해 바람이다.

엄경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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