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무원시험에 ‘shrimp(새우)’의 한글 표기법을 묻는 질문이 화제가 됐었다. ‘쉬림프’로 답한 이가 많았기 때문이다. 정답은 ‘슈림프’였지만 유명 업체의 ‘쉬림프 피자’ 광고로 인해 오답이 속출했다.
‘shrimp’를 ‘슈림프’보다 ‘쉬림프’로 적는 게 원음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떤 표기가 현실음에 더 가까운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차피 영어에서는 자음 소리이고 우리말에선 모음과 결합하게 되므로 원어 발음과는 차이가 나게 된다. 영어 ‘sh’의 표기를 한글로 옮길 때 우리말의 발음 체계 아래 일관성 있게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어말의 [ʃ]는 ‘시’로 적고 자음 앞의 [ʃ]는 ‘슈’로, 모음 앞의 [ʃ]는 뒤따르는 모음에 따라 ‘샤’ ‘섀’ ‘셔’ ‘셰’ ‘쇼’ ‘슈’ ‘시’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shrimp’의 경우 [ʃ]가 자음 앞에 왔으므로 ‘슈림프’로 표기하는 것이 바르다. ‘슈바이처’ ‘타슈켄트’ ‘카슈미르’ 등 영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ʃ]가 단어의 끝에 올 때는 ‘시’로 적어야 한다. 잉글리쉬(English)는 잉글리시, 대쉬(dash)는 대시, 피쉬(fish)는 피시, 플래쉬(flash)는 플래시가 바른 표기법이다.
모음 앞에선 [ʃ]가 뒤의 모음과 합쳐진 소리로 구현된다. ‘샤’ ‘섀’ ‘셔’ ‘셰’ ‘쇼’ ‘슈’ ‘시’의 형태로 나타난다. 샤크(shark), 섀도(shadow), 패션(fashion), 셰익스피어(Shakespeare), 쇼핑(shopping), 슈팅(shooting), 멤버십(membership) 등으로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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