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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그녀가 사위어간다

8월이 간다
 
여름이 시들어간다
 
그녀가 사위어간다
 
 
 
7월 짙푸른 초록
 
8월 광란의 태양
 
불쑥불쑥 오이를 밀어내더니
 
푸른 포도를 검붉게 익혀내더니
 
더위를 먹었나  
 
 
 
칼날 같던 태양 볕 꺾이고
 
이 세상 모든 생명이 후줄 거릴 때
 
그녀가 사위어간다는 소식
 
 
 
8월의 이글거리던 태양보다
 
더 많은 열매를
 
더 다부지게 살아낸 생을
 
그녀는 이제 내려놓으려 한다
 
 
 
제 몸의 수액이 말라가듯
 
바짝바짝 말라가는
 
타들어 가는 그녀
 
한 세기가 접어든다
 
세상이 기우뚱하고
 
모두가 아른거린다

정명숙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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