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후 강 작가의 로어맨해튼 스튜디오 겸 자택으로 자리를 옮겨 그를 만났다. 당일 문화원 추산 500여명의 타민족 포함 관객이 찾아 행사를 축하했다. 이날 키오스크·LED 스크린도 공개됐다. 벽의 문구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으면 되며, 문장은 달항아리로 구분된다.
강 작가는 "한글도 자음과 모음이 연결돼 소리를 내듯, 한글벽도 뉴요커들을 이어주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그림 뒤엔 연결의 상징인 두 개의 폭포가 흐른다"며 "LED 스크린이 있지 않은가. 그 옆이 폭포가 되기도 하니 허드슨리버이자 맨해튼이자 이스트리버를 상징한다. 인종의 용광로라 부르는 뉴욕이 아닌, 개성을 유지하는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뉴욕을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달항아리에는 고운 흙이 필요하다"며 "흙이 다시 뭉치듯, 분단됐지만 합쳐져야 할 한민족을 뜻한다"고 했다.
강익중(왼쪽 세 번째) 설치미술작가가 25일 맨해튼 뉴욕한국문화원 신청사(122 E 32스트리트) 1층 벽에 설치된 한글벽을 기념하며 열린 로어맨해튼 스튜디오에서의 축하 자리서 한글벽을 본딴 케이크를 깜짝 선물로 받아 화답하고 있다.
강 작가는 지난해 5월 김천수 문화원장과의 회의를 진행하며 한글벽이 붙을 수 있도록 벽의 질감도 바꿨다. 돌벽을 뜯고 조명을 반사하는 재질로 바꿨고, 조명을 달았다.
지난 7월부터는 용인을 오가며 작업을 전개, 문화원의 실무관 3인 및 원장과 소통했다.
그러면서 배로 한 달여간 옮겨온 타일을 토대로 수작업을 했다. 선정작을 종이에 인쇄해 타일에 하나씩 붙이고, 그 위에 플라스틱을 발랐다. 이후 나무를 갈아 스테인드글라스에 붙인 후, 배경을 그렸다. 이어 판을 하나씩 붙였다.
강 작가는 "운반하며 상한 것도 있었지만 고쳤다"며 "뭐든지 완벽한 건 없다. 너무 쉬워도, 아파도, 슬퍼도 내 것이 아니다. 20명이 일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4명의 팀원을 만났다. 원장의 추진력 덕분에 가능했다. 밤하늘의 별 같은 작품이 나왔다. 펀딩 캠페인을 벌였는데, 원장 덕에 가능했다"고 했다.
강 작가가 문화원 1층 한글벽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였다.
강 작가에 따르면, 후원사와의 계약기간은 5년이다. 이후엔 새 프로젝트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다음 작가는 한글벽을 이겨야 할 것"이라며 "문화원 구성원이 바뀌면 작품을 떼어낼 수도 있지만, 더 센 대안 없이 없앨 순 없다. 한글벽이 이후에도 남는다면 21세기의 위대한 문화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강 작가가 25일 한글벽을 보려 문화원에 모인 방문객들에게 한글벽 취지를 설명하는 가운데, 김천수 문화원장(관객 앞줄 왼쪽 네 번째)이 이를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