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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봄은 기적

어제는 겨울  
 
오늘은 여름
 
뉴욕의 봄은 갈팡질팡
 
무섭게 달려오던 봄  
 
머뭇대다 턱에 걸렸다
 
봄 마중 나온 아지랑이 안절부절못하더니
 
짱짱한 햇살 요 며칠
 
대지를 콕콕 찌른다
 
무섭게 번지는 연두
 
세상은 온통 연두 가루
 
 
 
언 땅속
 
깡마른 대지 속
 
누가 이 뿌리를 꼭 움켜쥐고 있었는가
 
봄비로 보드라워진 흙을 열고
 
갓 태어난 숨 가쁜 생명들의 속삭임
 
연두 뒤로
 
노랑 분홍 자주 지고
 
이제 진달래가 세상을 뒤덮을 차례
 
지천에 흐드러진 꽃들의 합창 소리  
 
 
 
친구야
 
이 환장할 봄기운 몸에 두르고
 
우리 꽃에 취해보자
 
봄에 취해보자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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