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 범죄 율 도시보다 34%↑
폭력•절도 급증… 경찰 대응 한계 지적
![서스캐쳐원주에 위치한 농촌 마을 델리즐. [델리즐 지역 공식 홈페이지]](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07/e97d8053-1cfc-4a3b-8ce7-577bec098d78.jpg)
서스캐쳐원주에 위치한 농촌 마을 델리즐. [델리즐 지역 공식 홈페이지]
지난 4월 29일(화),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도 캐나다 농촌 지역의 경찰 신고 범죄율은 도시보다 무려 34%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살인, 파트너 폭력, 일반 폭행 등을 포함한 폭력 범죄율은 도시의 1.7배에 달했다. 이 같은 수치는 단순한 범죄 발생 건수만이 아니라 범죄의 중대성까지 반영한 ‘범죄 심각도 지수(CSI, Crime Severity Index)’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다.
CSI 기준으로 보면 서스캐쳐원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204점을 기록했으며, 매니토바(184점) 그리고 알버타(145점) 주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도시 지역과의 격차를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다만,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PEI), 온타리오, 퀘벡 등 일부 동부 지역에서는 농촌보다 도시 범죄율이 더 높은 예외적인 현상도 관찰됐다.
범죄율이 특히 높은 서스캐쳐원 북부 지역에서는 갱단 활동과 마약 범죄가 그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팀 브로드 서스캐쳐원 농촌 범죄감시협회 회장은 “이제는 마당으로 차를 몰고 들어와 집 대문에 경고 사격을 가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며 “말 그대로 무법천지에 가까운 분위기”라고 현장을 전했다.
농촌 범죄는 폭력뿐만 아니라 절도•방화•기물파손 등 재산 범죄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서스캐쳐원에 위치한 델리즐(Delisle) 지역 소방서는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중 인근 소방서에 침입한 도둑에 의해 수천 달러 상당의 구조 장비를 도난당하는 사건을 겪었다.
마이크 기븐 델라일 소방서장은 “우리가 앞으로 구조하러 가야 할지도 모를 주민들이 우리 생명 구조 장비를 훔쳐갔다니 정말 낙담스럽다”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제는 도난과 침입 사건이 일상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주민들 사이에서는 가정용 CCTV와 보안 시스템 설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서스캐쳐원 농촌자치협회(SARM)는 오랜 기간에 걸쳐 이 같은 범죄 증가 문제를 경고해 왔다. 빌 휴버 SARM 회장은 “경찰 지구대 하나가 수십, 수백 km를 커버하는 구조이다 보니 신고 이후 도착까지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범죄자들에게 농촌은 쉬운 표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여론에 따라 서스캐쳐원 주정부는 지난해 주 선거를 앞두고 ‘농촌 치안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캐나다 연방 경찰(RCMP)을 보조하는 마셜(Marshal) 서비스 기관 신설을 결정했다. 이는 응급 상황 발생 시 좀 더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제도로, 기존 RCMP의 인력 부족 문제를 보완하겠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주민들과 전문가들은 여전히 핵심은 RCMP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와 예산 증액이라고 강조한다. 브로드 회장은 “형식적인 치안 조직 확대보다는, 현장에서 범죄자들과 마주하는 경찰관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전했다.
임영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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