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이제는 선택 아닌 필수?
온타리오 법 개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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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폐 이식을 받고 살아난 헬렌 캠벨(34)은 “나는 프랑스계 캐나다인”이라며 웃는다. 그녀는 지금, 더 많은 이들이 ‘새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법을 바꾸자고 호소하고 있다.
최근 캠벨을 비롯한 장기이식 수혜자들은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정부에 장기기증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 중심에는 프랑스 젤리나스(France Gélinas) 신민주당(NDP) 보건비평가가 다시 발의한 ‘피터 코르모스 메모리얼 법안(Peter Kormos Memorial Act)’이 있다.
이 법안은 장기•조직 기증을 현행 ‘자발적인 등록’에서 ‘탈퇴 선택(opt-out)’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내용이다. 즉, 특별히 기증을 거부하지 않는 한 사망 시 자동으로 기증자로 간주하는 시스템이다. 다만 16세 미만 아동은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가 여전히 필요하다.
캠벨은 “기증자 가족들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그들의 용기와 이 시스템 덕분에 내가 살아 있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이번이 무려 일곱 번째 재발의다. 직전에는 지난해 2월 주총선이 조기 시행되면서 자동 폐기된 바 있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이번 법 개정에 대한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온타리오에서는 약 1,600명이 장기 또는 조직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 중 3일에 1명꼴로 적절한 기증자를 만나지 못해 사망하고 있다는 게 젤리나스 의원의 설명이다. 등록된 장기기증자는 전체 인구의 36%에 불과하지만, 실제로 90%의 주민이 장기기증에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들을 위해 자신의 신장을 기증한 리사 캐스웰 역시 제도 개선을 지지하고 있다. 캐스웰은 “아들이 15세에 신장질환으로 고통받다 내가 신장을 기증한 이후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후 아들은 다시 간과 신장 이식을 받았고, 현재는 부동산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국가 이식 등록 시스템을 운영하는 캐나다 혈액 서비스는 장기기증 확대가 시급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탈퇴 선택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스페인 사례처럼 병원 내 전담 코디네이터와 의료진 교육, 공공 교육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스페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장기기증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법보다 인프라와 교육이 그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는 탈퇴 선택제를 도입하고 있다. 노바스코샤주는 2021년 북미 최초로 해당 제도를 도입한 후 장기기증자가 40% 증가했다. 뉴브런즈윅도 2023년에 법을 통과시켜 올해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임영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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