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이재명과 이명박의 평행이론

손헌수
두 사람은 모두 비주류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 CEO에서 서울시장, 그리고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기업가적 경력을 앞세운 실용주의 리더였다. 그는 ‘경제를 아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며 청계천 복원사업을 성공시키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성장 중심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일하며 정치인보다는 행정가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행정 성과를 바탕으로 지지층을 확장해왔다. 두 사람 모두 엘리트 정치인 출신은 아니었고, 비주류이지만 강한 추진력과 대중에게 직접 호소하는 능력으로 대통령직에 올랐다.
이들의 경제정책 기조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747 공약'(연 7% 성장, 4만 달러 국민소득, 세계 7대 경제강국)을 내세우며 규제 완화, 기업 친화 정책, 자원외교 등 외형 성장 중심의 경제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분배와 복지를 강조하며 ‘기본소득’을 강조하지만, 동시에 ‘국가주도형 성장’을 앞세운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 역시 자신을 “실용주의자”로 정의하며 재정 건전성과 기업 혁신의 균형을 꾀하려 한다는 점에서, 두 사람 모두 ‘경제를 통해 국민의 삶을 바꾸겠다’는 명확한 목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실처럼 작은 눈과 화법 또한 유사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특유의 기업가식 언어와 자신감 넘치는 단어 선택으로 대중과 소통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직설적인 언변과 SNS를 활용한 대중 직접 소통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이들의 언어는 정제된 외교적 표현보다는 직관적이고 공격적인 방식으로, 지지자들에게는 통쾌함을, 반대자들에게는 불편함을 안겨주었다.
또 하나 주목할 공통점은, 두 사람 모두 전임 대통령들의 실패를 이유로 대통령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의 이념 중심 정치와 보수층과의 갈등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일 잘하는 경제전문가’로서 어필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전임이었던 윤석렬 전대통령이 스스로의 성질에 못이겨 계엄령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카드까지 발동함으로써 감옥 입구에 줄 서있던 이재명씨 대신,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그 자리를 차지하며 대통령직을 넘겨주는 기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두 사람 모두, 전임자의 실정이 만든 반작용의 정치적 산물인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내내 그를 괴롭혔던 사법리스크와 전임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검찰조사,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극단적인 선택은 결국 이명박씨가 퇴임하자 그를 감옥으로 보내는데 기여했다. 이재명 대통령 앞에 놓였던 수많은 재판들과 사법적 위기들은 그의 대통령 취임과 함께 잠시 멈출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된다. 선거에서 그를 지지했던 지지하지 않았던,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가 5년 임기를 마친 뒤, 이명박 전 대통령처럼 감옥에 가게 될지, 아니면 반대세력을 용인하는 포용력을 바탕으로 실용주의에 기반한 성과 중심의 정치를 성공시켜 새로운 시대를 연 대통령으로 기록될 지 지켜볼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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