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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빙데이’…“미국서 남편·아빠 역할 할 수 있을까”

김대일 감독 부부 11일 애틀랜타 상영회
“‘인종간 결혼금지’ 세상 다시 온다면
내게 어떤 재앙이 닥칠까 공감하길”

영화 러빙데이(2025) 포스터

영화 러빙데이(2025) 포스터

오는 12일은 러빙데이다. 하루 앞선 11일 김대일(30) 영화감독이 같은 이름의 단편 영화를 들고 애틀랜타를 찾는다. 제78회 칸국제영화제 초청작이자 올해 로스앤젤레스 아시안퍼시픽영화제(LAAPFF) 관객상 수상작인 ‘러빙데이'(Loving Day)다.
 
밀드레드·리처드 러빙 부부의 이름을 딴 이 날은 1967년 인종간 결혼 금지법 위헌 결정을 이끌어낸 ‘러빙 대 버지니아’ 판결을 기리는 날이다. 1600년대 각 주에서 성행했던 인종간 결혼금지법은 2000년 앨라배마주가 마지막으로 이를 폐지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로부터 58년이 흘렀다. 국민 관심에서 멀어지거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법은 인간 기본권과 연관이 있다 해도 뒤집힌다. 김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단편영화 ‘러빙데이’는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러빙 대 버지니아 판결이 뒤집한다면? 나는 어떻게 가정을 지킬 수 있을까.
 
지난 2일 화상인터뷰로 만난 김 감독은 “2017년 결혼 후 이국에서 남편과 아빠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자문하며 느껴온 불안을 솔직히 담은 영화”라며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 공부를 위해 18살에 뉴욕주 버팔로로 이주해 아내 멜라니 수딘씨와 제작사 자일로그래프 필름스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영화학교 졸업 후 LA에 거주 중이다.
 
그의 작품은 디아스포라로서 받은 문화적 충격을 독특하게 비튼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김 감독은 “미국에서 권총을 처음 봤다. 그 작은 기계가 강한 살상 위력을 가진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며 “당시의 충격이 첫 영화를 만드는 실마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첫 장편영화 ‘화이트 데미스'(2020)는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총알에 대한 이야기다.
 
1세대 이민자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서사를 이끄는 중심축이다. 이안 오 배우가 맡은 주인공 최한수는 영어가 서툰 한국어 화자다. 김 감독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이 불법화돼 일생일대 위기를 맞은 인물이지만, 동시에 영어로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200% 전달할 수 없는 언어 장벽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고 했다. 배우의 눈빛이 언어 공백을 대신 채우길 바랐다. 정치권이 사회적 합의를 한순간에 뒤엎을 때, 한 가정에 어떤 재앙이 닥칠 수 있는지 관객이 공감하길 바랐다.
 
이달 온라인 상영회가 성사된 것은 조지아 비영리단체 캐털리스트 코울리션이 최근 한흑 가정과의 접촉을 넓히면서다. 진 리 대표는 “한흑 결합부부와 자녀들을 돕는 사업 중에 이 영화를 추천받았다. 개방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미국에서 인종간 결혼을 금지했던 시기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도 놀라웠지만, 이 주제를 한인 감독이 다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다인종 가족 구성원은 단일 소수인종 가정보다 정체성 혼란을 크게 겪는다. 아시아계에서도, 흑인 커뮤니티에서도 들을 수 없는 소외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 진 리 대표는 “영화 상영 후 감독 부부와의 토론을 통해 다인종 정체성과 가족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상영회 예약= http://goaapi.com/lovingday (할인코드: KNEWS)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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