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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숨은 보석, 피너클 여행…피너클 국립공원의 매력

[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이야기]
하늘을 찌르는 기암 절벽의 장관 감상
원주민이 직접 그린 벽화를 마주하다
온천과 와인 시음을 함께…느린 여행
스타인벡 박물관서 만난 문학의 향기

샌타바버라 동쪽 해변에 위치한 이스트 비치는 탁 트인 백사장과 늘어선 야자수, 인근 공원이 조화를 이룬다. [가주공원국 웹사이트 캡처]

샌타바버라 동쪽 해변에 위치한 이스트 비치는 탁 트인 백사장과 늘어선 야자수, 인근 공원이 조화를 이룬다. [가주공원국 웹사이트 캡처]

캘리포니아주는 2025년 현재 총 9곳의 국립공원을 보유하고 있다. 요세미티, 세쿼이아, 킹스캐니언, 데스밸리, 피너클, 조슈아트리, 채널아일랜드 해상국립공원, 레드우드, 래슨볼케이닉 등으로, 이는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국립공원이 자리한 주이기도 하다. 참고로 미국 전체 국립공원 수는 2025년 기준 총 63곳이다.
 
이번 여행은 2013년 1월, 미국의 59번째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피너클 국립공원(Pinnacles National Park)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곳과 인근의 숨겨진 비경들을 함께 살펴보는 일정이다.
 
총 4일간 진행되는 여정으로, 첫날에는 LA를 출발해 피너클 국립공원 인근의 킹시티(King City)까지 이동한다. 둘째 날은 공원 내에서 동굴 탐험과 호수 주변 산책, 기암 절벽과 숲길을 따라 하이킹을 즐긴다. 이후에는 스페인 통치 시절 캘리포니아 최초의 주도였던 몬터레이와 해안 절경이 펼쳐진 1번 하이웨이를 따라 카멜, 빅서, 캠브리아, 모로베이 등 해안 도시들을 차례로 거친다.
 
이 여정은 101번 고속도로(Hwy 101)를 따라 북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벤투라를 지나며 좌측 수평선 너머로 섬들의 윤곽이 아련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태평양 연안 유일의 해상 국립공원, 채널아일랜드 국립공원(Channel Islands National Park)이다. 5개의 섬으로 구성된 이곳은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요새처럼 고요하고 신비로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채널아일랜드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미션 샌미겔 아르칸헬은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건축 양식과 예술적 유산, 당시 원주민과의 역사적 상호작용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귀중한 문화 공간이다.

미션 샌미겔 아르칸헬은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건축 양식과 예술적 유산, 당시 원주민과의 역사적 상호작용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귀중한 문화 공간이다.

와인 명산지로 잘 알려진 파소로블레스는 포도밭 풍경은 물론 온천과 공공예술, 고급 레스토랑까지 갖춘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여행지다.

와인 명산지로 잘 알려진 파소로블레스는 포도밭 풍경은 물론 온천과 공공예술, 고급 레스토랑까지 갖춘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여행지다.

매주 일요일과 주요 연휴 주말마다 열리는 샌타바버라 아트페어는 지역 예술가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야외 예술 행사다.

매주 일요일과 주요 연휴 주말마다 열리는 샌타바버라 아트페어는 지역 예술가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야외 예술 행사다.

올드미션 샌타바버라.

올드미션 샌타바버라.

샌타바버라의 유혹
 
잠시 머무르게 되는 샌타바버라(Santa Barbara)는 매주 일요일, 수백 명의 예술가들이 해변을 따라 열린 야자수 길에서 아트 페스티벌을 여는 예술 도시다. 도시 전역에는 스페인풍 건축이 어우러져 있어 ‘미국의 리비에라’라 불리며, 21개 가톨릭 미션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 샌타바버라 미션이 자리하고 있다. 주말이면 다운타운의 스페인풍 거리와 레스토랑이 관광객들로 활기를 띠며, 예술과 휴식이 공존하는 이곳 자체가 하나의 여행지가 된다.
 
와인의 도시, 파소로블레스
 
샌타바버라를 떠나 북쪽으로 약 125마일을 달리면 샌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의 언덕 너머로 와인의 고장, 파소로블레스(Paso Robles)가 펼쳐진다. 이 지역은 낮과 밤의 극명한 기온 차 덕분에 최고 품질의 포도를 생산하며, 진판델(Zinfandel), 시라(Syrah),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품종이 특히 유명하다. 와이너리 포도밭 사이를 거닐며 시음을 즐기고, 뛰어난 수질의 온천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초기 가톨릭 선교 활동의 흔적을 간직한 유적지 역시 인상적이다.
 
시간이 멈춘 성지, 미션 샌미겔 아르칸헬
 
파소로블레스에서 북쪽으로 약 7마일 떨어진 샌미겔(San Miguel)에는 1797년 설립된 ‘미션 샌미겔 아르칸헬(Mission San Miguel Arcangel)’이 있다. 캘리포니아 21개 미션 중 16번째로 세워진 이 성당은 대천사 미카엘의 이름을 딴 성지로, 위엄과 고요함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200년 넘은 어도비 벽돌 건물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내부 벽화는 원주민 살리난(Salinan) 부족이 직접 그린 것으로 예술성과 역사성을 동시에 갖춘 유산이다. 기프트숍을 통해 진입하면 작은 박물관이 이어지고, 성당 정원과 예배당으로 연결된다. 원주민 생활도구와 선교사들의 기록을 통해 당시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정원을 거닐다 보면 마치 유럽의 수도원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곳은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스페인 식민지 시절 원주민들에게 농사와 건축을 가르치던 교육의 장소이자 노동의 현장이었다.
 
미션 샌미겔은 관광 명소라기보다 명상과 회복의 공간이다. 지금도 매주 미사가 열리며, 수백 년 된 종탑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여행자에게 속삭인다.
 
“여기서 잠시 멈추어도 괜찮다고. 여행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시간이라고”
 
마무리 여정
 
셋째 날 밤은 피너클 국립공원과 가까운 킹시티의 호텔에서 숙박한다. 공원까지는 차로 약 50분 거리다.
 
마지막 날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존 스타인벡의 생가와 박물관을 들른 후, 스페인 통치 시절 캘리포니아의 첫 주도였던 몬터레이를 찾으며 여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 여행은 바람처럼 흘러가지만, 그 바람 속엔 땅의 기억과 사람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 있다. 다시 걸음을 옮기기 전, 그 풍경 하나하나가 우리 안에 오래 남기를 기대한다.

정호영 삼호관광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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