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골프대회 이모저모] 치열하게 유쾌하게…그린 향해 열띤 샷 대결
유니폼으로 패션 감각 뽐내고
참가 학교 선수들 우정 나눠
선선한 날씨, 골프 치기 최적
프로 못지 않은 기량 선보여
잘 관리된 코스에 찬사 자자

이화여대팀 선수들이 경기 시작에 앞서 다 같이 모여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매년 꾸준하게 참가 하고 있는 경기여고팀이 시합에 앞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남색 유니폼으로 통일한 한국외대 GCEO팀 선수들.

윤창기 캐년크레스트컨트리클럽 회장이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시타를 하고 있다.
○…선수들이 깔맞춤 유니폼을 갖춰 입으며 대회 시작 전부터 팀워크를 다졌다. 햇살 좋은 날씨에 알록달록한 유니폼이 더해지며 골프장에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화여자대학교팀은 초록색 유니폼에 왼쪽 가슴에 새겨진 학교 로고가 돋보였고, 경기여고팀은 정열적인 빨간색으로, 한국외대 GCEO팀은 남색 계열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 등록을 하던 한국외대 GCEO팀의 한 선수는 “오늘 대회를 위해 일부러 유니폼을 맞췄다”며 운영진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10번 홀 티박스에서부터 긴장과 기대가 뒤섞인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후원사 GSC팀의 한 선수가 드라이버를 손에 쥐고 힘차게 스윙했다. 이를 본 다른 조 선수가 “소리가 안 좋은데 잘못 맞은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말도 무색하게, 공은 페이드 궤도를 그리며 곧게 뻗어 그린을 향했다. 그러자 동반자들과 다른 조 선수들의 “오, 굿샷!”이라는 외침이 조용한 필드를 가르며 퍼졌다.
○…1번 홀에서는 용산고팀 허욱 선수가 그린에서 약 33야드 떨어진 지점에서 어프로치 샷을 준비했다. 짧지만 절대 만만치 않은 거리다. 그사이에 벙커와 OB 구역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조심스레 스윙했지만, 공은 아쉽게도 그린 엣지에 멈추었다. 이를 바라보던 동반자들 사이에서는 안타까운 탄식이 흘러나왔다.
○…18번 홀 그린은 내리막 경사로 인해 다수의 선수를 시험대에 올렸다. 중앙대팀 최동식 선수가 먼 거리에서 퍼팅을 시도하자, 공은 홀컵을 향해 곧게 나아갔다. 그러나 아슬아슬하게 홀에 살짝 들어갔다가 튕겨 나오며 경사를 따라 굴러 내려가자, 순간의 희망은 탄식으로 바뀌었고, 동반자들과 함께 아쉬움을 나누었다.
○…2번 홀의 페어웨이는 유독 좁아 정확도가 요구되는 코스다. 한국외대 GCEO팀 알렉스 한 선수는 공을 왼쪽 러프에 빠뜨렸다. 6번 아이언을 꺼내 들어 억센 잔디 위에서 신중하게 연습 스윙을 반복한 뒤 강한 스윙을 선보였다. 공은 힘차게 러프를 벗어나 페어웨이 중앙에 안착했다. 이어 같은 지점에 공이 떨어진 용산고 허욱 선수도 마치 그 기운을 이어받은 듯 정교한 스윙을 선보이며 러프에서 벗어났다.
○…경기 속에서도 배려와 우정은 흐르고 있었다. 이화여대팀 이경희 선수는 조의 유일한 여성 선수였지만, 동반자들은 그녀가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방향과 바람을 함께 읽으며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필드는 어느새 매너와 신뢰가 어우러져 따뜻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화여대 윤재희 선수는 골프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안정된 샷 감각으로 동반자들을 놀라게 했다. 난코스로 손꼽히는 14번과 15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자, 동반자들은 “경력이 짧은데 이 홀에서 보기를 하다니”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필드 위엔 흐뭇한 미소가 가득했다.
○…가장 피하고 싶은 구역인 벙커에서도 선수들은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한양대학교 이흥렬 선수는 샷을 하기 전 벙커 바닥을 손으로 쓸어보며 “딱딱해서 밭 같다”고 말한 뒤, 공 주변을 부드럽게 정리했다. 이어 정성스러운 벙커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려 파를 기록했다. 프로에 버금가는 집중력이었다.
○…77도의 선선한 기온과 적당히 부는 바람은 골프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후원사 천하보험팀의 문현모 선수는 “날씨도 좋고, 경기 내용도 마음에 들어 기분이 참 좋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이번 대회는 준비한 만큼 결과가 따라줘서 더욱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경기장은 쾌적한 바람 속에 여유롭고 밝은 분위기로 가득 찼다.
○…지난해에 이어 참가한 선수들은 이번 대회의 코스 상태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경기여고 차성규 선수는 “작년보다 훨씬 코스가 잘 관리된 것 같다”고 말했고, 작년 시니어 우승팀 경동고의 조성룡 선수는 “올해 몸 컨디션은 지난해보다 조금 아쉽지만, 페어웨이와 그린의 잔디 상태는 최고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경준·송영채·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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