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산부인과 의사, 지난 진료 논란
검사•위생 불량에 7년 만에 제기된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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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입원 중이던 마리-루이즈 피트리옹은 깊은 잠에서 깨어난 순간, 산부인과 의사의 손이 자신의 질 안에 있는 것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해당 행위가 본인의 명확한 동의 없이 이뤄졌다고 강조했으며, 그 의사는 박에스터(Esther Park)로 지목됐다.
피트리옹은 이 경험이 어린 시절 겪은 성폭력 트라우마를 되살렸다고 밝혔고, 당시 “극심한 공포와 고통 속에서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 순간 나는 의료진이 아닌 누군가에게 공격당한 것처럼 느꼈다”고도 덧붙였다.
박 박사는 이후 2024년 12월, 감염관리 문제로 병원 내 진료 권한이 제한됐으며, 2025년 4월 온타리오주 의사단체(CPSO)로부터 자진 사임했다. 사임 직전인 지난 겨울, 토론토 보건당국은 박 박사의 진료소에서 비위생적으로 소독된 의료기구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해당 진료소를 다녀간 약 2,500명의 환자에게 HIV, B형 및 C형 간염 검사를 권고하는 통지문을 발송했다.
그간 박 박사의 진료를 받았던 여러 여성 환자들은 “출산 중 비동의 내진, 갑작스러운 처치, 설명 없는 절차” 등 일련의 경험들이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들은 박 박사 개인은 물론, 그가 진료했던 병원과 클리닉 또한 환자 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구조적 책임을 묻고 있다.
환자들 대부분은 출산 후 정신적•신체적 고통과 불안감 속에서 정식 민원을 제기하지 못한 채 침묵했으나, 최근 들어 일부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CPSO에 공식 민원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병원 측과 보건 당국의 사후 대응 부족과 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박 박사는 올해 1월 “은퇴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일부 환자에게 문자로 전달한 후, 4월 중순에 클리닉 문을 닫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감염관리 실패를 넘어, 트라우마에 대한 인식 부족과 환자 인권에 대한 무감각이 드러난 사례”라고 분석하며, “의료기관과 규제 당국이 실질적인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의료 정보 공개를 보다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영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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