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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민자의 딸, 소상공인 지원 주도할 것

Los Angeles

2025.06.22 19:54 2025.06.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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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주 재무장관 피오나 마
내년 부지사 선거공식 출마선언
부유층·기업 이탈로 세수 감소
예산삭감·투자 유치 병행해야

최애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한인은 아메리칸 드림 모범
피오나 마 가주 재무장관이 부지사직 출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피오나 마 가주 재무장관이 부지사직 출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가주 재무장관 피오나 마가 내년 중간선거에서 가주 부지사직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아시아계로는 최초로 주 하원 임시의장(Speaker pro tempore)을 역임했고, 유색인종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가주 재무장관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지난 30년간 공직 생활을 통해 커뮤니티를 위한 정책을 실현해왔다. 이민자의 딸로서 소상공인의 삶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강조한 그는, “이제는 더 넓은 무대에서 내가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다시 봉사하고 싶다”며 출마의 뜻을 밝혔다.
 
부지사 선거 출마 계기는.
“공인회계사로 사회 활동을 처음 시작해 28세에 아시아계비즈니스협회(ABA) 회장이 됐다. 그때부터 여성과 소상공인들의 경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 정치인들과 협력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처음 들였다. 이후 오랜 시간 정치인으로서 내가 잘하는 일을 해왔지만 한계가 있었다. 부지사는 경제개발위원회 위원장의 당연직을 겸임할 수 있어서 소상공인 지원과 가주 경제 개발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어서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  
 
왜 피오나 마여야 하는가.
“현재 4명이 부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는데, 그중 내가 가장 경험이 많고 가주 전체를 관장하는 업무를 해본 후보가 나뿐이다. 특히, 재무장관으로서 주의 재무 상태나 예산 업무에 대해 다른 후보들보다 정통하다고 자부한다.”  
 
가주 재무 건전성 어떤가.
“오는 2025-26 회계연도에 약 120억 달러의 재정 적자가 예상되고, 이후 두 회계연도 기간에도 적자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가주 예산은 개인과 기업의 세금, 판매세에 높은 의존도를 보인다. 그러나 최근 경제활동이 활발한 부유층과 기업들의 이탈이 계속되면서 세수입에 적신호가 켜졌다.”
 
재정 부담이 가장 큰 도시는.
"지금으로써는 LA다. 올해 초 산불 사태로 큰 타격을 입었다. 사람들이 주택을 다시 짓지 않고 살지 않는다면 재산세 등 세수 감소로 이어진다. 또 할리우드의 영화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도시 내 생산 활동이 크게 떨어졌다. 세수입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태다."  
 
대규모 예산 삭감이나 긴축 재정 필요하지 않나.
“현재 개빈 뉴섬 주지사가 우선순위가 낮은 순서대로 예산 삭감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불체자 의료보험 지원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장기적인 해결책이 못 된다. 재정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세수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소득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또 물류,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촉망받는 산업군의 투자 유치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불체자에 대한 납세자 부담이 큰데.
"불법체류자 지원은 선의에 의한 정첵이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지원 규모는 변동될 수 있다. 주의 재정 상황과 예산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다. 우선순위 하단에 있는 항목들은 지금처럼 재정 상황이 안 좋을 때 쳐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빈 뉴섬 주지사가 최근 불체자의 건강보험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노숙자 지원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은데.
“동의한다. 시스템 개선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노숙자 예산이 주 정부에서 카운티를 거쳐 시 정부로 향하는데 그 과정에서 시 정부가 책정된 예산을 온전히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중간에 각종 수수료나 서류 작업 등으로 떼어진다. 차라리 주 예산을 최일선에 있는 노숙자 지원 기관에 바로 전달하는 편이 낫다. 주 정부가 해당 기관들의 과거 이력 등을 조사해 예산을 전달하면 노숙자 지원에 실효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중산층의 재정 부담은 어떻게 덜 수 있나.
“주택 소유가 핵심이다. 주택을 소유해야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많은 중산층 인구가 주택을 소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시행한 다운페이먼트 지원 프로그램처럼, 주 정부가 주택 구매자의 초기 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이후에 상환받는 구조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가주를 떠나는 회사들이 많다. 규제 완화 필요하지 않나.
“산업 트렌드가 변하듯이 규제도 계속해서 발전해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군의 실무자, 이해관계자 등을 만나 그들이 느끼는 문제점을 청취해 정부가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현재 재무장관으로서 하는 일이기도 하다. 부지사가 돼서 더 다양한 산업군의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월드컵, 올림픽 등으로 인한 적자 우려가 있다. 
"월드컵과 올림픽 등 빅 스포츠 이벤트를 위해 경기장과 건물들을 새로 짓는다. 이들 건축물이 대회 이후 유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저소득층 아파트나 상업용 건물로 재활용해야 한다. 또 참가국들로부터 보증금 성격의 투자를 받는 것이다. 그 돈을 가지고 해당 국가의 기업이나 연구기관이 LA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자는 것이다. 일례로 이탈리아는 샌프란시스코에 이노빗(INNOVIT)이라는 창업 및 문화 허브를 조성했다. 이탈리아는 이노빗을 통해 자국의 창업가 및 기업들의 미국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의 국민연금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도 북미 지역 투자를 강화하고, 기금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 해외사무소를 신설했다."
 
LA와 샌프란시스코 잇는 초고속 열차 사업 언제 끝나나.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오랜 시간 논의됐지만 언제 실현될지 알 수가 없다. 랜초쿠카몽가와 라스베이거스를 잇는 고속철도 사업의 경우, 철도업체 브라이트라인웨스트가 주관하는데 LA-샌프란시스코 초고속 열차 사업도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방식이라면 더 빠르게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한인 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이 깊다. 바쁜 와중에도 한국 드라마는 놓치지 않고 보고 있으며, ‘사랑의 불시착’이 최애 드라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한인 사회가 가주 내에 있다는 사실이 매우 감사하다. 이민자의 딸로서 한인들이 타국에서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희생을 했는지 공감한다. 한인 사회는 아메리칸 드림의 좋은 예시를 보여주며 이민 사회에 귀감이 된다. 요즘같이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뒤숭숭한 시기에 서로를 돌보며 더 견고한 한인 사회가 되길 바란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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