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국악 그룹 ‘비단’이 지난달 26일 LA한국 문화원에서 열린 ‘한국 문화유산 전시회’ 오픈 공연에서 역사 스토리텔링을 선보이고 있다. [비단 제공]
노래로 역사를 스토리텔링하는 퓨전 국악 그룹, ‘비단’이 LA를 찾았다.
지난달 26일 막을 올린 LA한국문화원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공동 개최하는 한국 문화유산 전시회 ‘백제 : 한국의 숨겨진 문화유산 - 백제에서 현대까지’ 오프닝 공연을 위해서다.
비단은 여성 5인조 그룹이다. 그중 이날 공연에는 4명이 무대에 섰다. 타악기를 맡은 김지원, 해금에 김채빈, 대금/소금/생황을 맡은 김라운, 메인 보컬에 이설아가 그 주인공이다.
비단은 이날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국 문화유산을 소재로 노래와 콘텐츠를 모두 직접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김지원씨는 “지금까지 노래 60곡과 함께 상영되는 다큐멘터리 모두 다 직접 만들었다”며 “다큐 영상은 해외 관객들 이해력을 높이고자 9개 언어로 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뮤직비디오도 곡 주제에 맞는 문화유산 현장에서 촬영해 관객들이 해당 장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은 지금까지 훈민정음, 한옥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소재로 곡을 제작한 가운데, 역사가 왜곡되고 있는 유산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김라운씨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도 올바른 한국사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며 “중국의 한복 왜곡 논란이 있을 때, 한복을 주제로 한 곡을 출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비단의 강점 중 하나는 바로 한국 전통 악기다. 김채빈씨는 전통 악기에서 나는 고유의 소리가 해외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악기 재료와 운지법에 차이가 있다”며 “대나무, 동물 가죽 등을 이용해 서양 악기에서는 나지 않는 찢어지는 듯한 느낌의 고음이 서글픈 감정을 잘 표현한다”고 말했다. 비단은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유행을 떠나 우리 역사를 이어가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이설아씨는 “맥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 드라마 OST나 영상 콘텐츠, 정부 지원 등으로 국악의 인기가 해외에서도 나날이 오르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비단은 지난해 미국 서부 순회공연을 비롯해 몽골, 두바이,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공연을 한 바 있다.
오는 10월에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축하공연단에 합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