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현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장 인터뷰 내달 5~9일 한미학술대회 애틀랜타서 개최 “CEO 10명·대학총장 10명·노벨상 수상 2명 배출 목표...한인사회가 이끌고, 밀어줘야”
류재현 회장.
미주 한인과학기술자들을 지원하고, 한미 과학기술교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의 가장 큰 연례행사인 한미과학기술학술대회(UKC)가 올해 애틀랜타에서 열린다. 오는 8월 5~9일 애틀랜타 옴니 호텔 앳 센테니얼 파크에서 개최되는 제38회 UKC에 주최측은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7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류재현 신임 회장은 UKC 준비를 위해 바쁘게 한국과 미국을 오가고 있다. 준비차 애틀랜타를 방문한 류 회장을 만나 한인 차세대 교육의 중요성을 들어봤다.
UKC는 어떤 행사인지?
올해 주제는 ‘미래의 우리: 지구에서 우주까지 인류의 혜택을 위한 과학기술의 발전’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학자, 교수, 엔지니어, 기업 관계자 등 2000여명이 참석하는 역대 가장 큰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UKC는 학술대회이지만, 사전 행사로 산업전시회인 UKIS(US-Korea Industry Showcase 2025)도 처음으로 열 계획이다. 학술대회와 별개의 행사로 한국의 중소·중견기업이 주가 될 것이다. 미국 시장 진출이 준비된, 경쟁력을 갖춘 한국기업 30곳이 참여해, ‘K-사이언스,’ ‘K-테크’를 전파할 것이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WKBC)와 다른 점은, WKBC에 참가한 기업은 ‘컨슈머 레벨’의 제품이 많았다면, UKC는 반도체, AI(인공지능) 등 하이테크 기술이 대부분이다. 8월 5~6일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전시회이기 때문에 애틀랜타 한인들도 많이 관심 가져주고 참석해주시길 바란다.
개회식 기조연설자로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잭 스오스택 시카고대학 교수와 이웅선 SK 하이닉스 부사장, 안선주 조지아대학(UGA) 미디어학과 교수가 강연한다.
UKC는 KSEA와 한국과총(KOFST), 한국연구재단/한미과학협력센터(NRF/KUSCO)이 공동 주최한다.
올해 UKC가 차별화되는 점은?
‘유니버시티 리더십 포럼’을 꼽고 싶다. 미국과 한국의 주요 대학 총장들이 참석해 대학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교수들의 고민과 학생들의 입장도 들어보고 행정 전략을 논의해볼 계획이다. 이외에도 AI와 관련된 세션이 많이 준비돼 있다.
또 5개의 ‘시그니처 포럼’을 마련했다. 지구, 우주, 퀀텀, 제조업, 바이오 등 5개 분야로 구성돼 있으며, 각 분야의 유명 교수들이 강연할 예정이다.
과학기술 분야별 14개 학술 심포지엄, 기관별 R&D 포럼, 젊은 과학기술자 커리어 워크숍(SEED), 기업가 정신 심포지엄(IES), 창업경진대회, 여성과학자 포럼, 과학정책 및 외교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과학기술산업 분야의 첨단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한미 간 핵심 인재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한인 차세대 과학자 양성에 전념하는 이유는?
한인들이 다른 인종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인 CEO를 찾아보긴 힘들다. 나는 이것이 유교적 가정교육과 리더십을 키워주는 유스(youth) 프로그램이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인 이민 커뮤니티에서 찾은 공백을 채우고자 KSEA에서 차세대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2년 전에 시작한 드론캠프가 그 예다. 각 가정에 준비물을 보내주고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캠프가 큰 호응을 얻어왔다.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 기술을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청소년들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북돋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이번 UKC에 선발된 고등학생팀들이 참가해 본인들의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미국에서 3팀이, 한국에서 과기부장관상을 받은 5팀이 참가해 코딩대회도 열어볼 계획이다. 학생들의 주도적인 모습이 보기 좋다.
UKC와 UKIS로 하여금 애틀랜타에서 차세대 교육과 장학금 후원 등이 활성화되길 바란다.
한인 과학기술분야에서 부족했던 점은?
현재까지 주로 아카데미아가 중심이 됐지만, 자신의 연구를 잘 포장해서 홍보하고 잘 파는 능력, ‘PR’ 능력도 중요하다. 이런 능력을 일찌감치 키워줘야 대학원 연구를 지나 스타트업에 도전하거나 회사에 취직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10-10-2’라는 20년 목표가 있다. 앞으로 20년 안에 실리콘밸리에서 한인 CEO가 10명, 한인 대학 총장이 10명에 한인 노벨상 수상자가 2명 나올 수 있도록 우리가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끌어주고, 밑에서 밀어주는 한인들만의 탄탄한 패스웨이를 만들고자 한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미동맹은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아이다호 한인회장을 맡으면서 지역 6.25 보훈행사에서 나이 드신 참전용사들을 뵀다. 이들이 돌아가시면 한미동맹의 연결고리도 옅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미 간 협력은 군사동맹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과학기술 분야로 확대돼야 할 것이다. 군사동맹에서 과학기술인 방위산업 동맹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내년 올랜도에서 예정된 UKC에서 해양, 조선, 방산 등 업계가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류재현 회장은 아이다호대학에서 토양수자원시스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앞으로 1년간 KSEA 회장 임기를 지낸다. KSEA는 1971년 워싱턴 D.C.에서 69명의 한인과학기술자들이 모여 창설된 역사 깊은 단체로, 본사는 버지니아주 비엔나에 있다. 현재 미국 내 등록 회원 3만명, 활동회원 8000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