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학에 합격한 팔레스타인 유학생 2명이 출국도 못한 채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캐나다 정부에 비자 발급 절차를 조속히 처리하라는 학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학생•학자 보호 네트워크(PSARN)의 아얀 우에이다 의장은 “쌍둥이 자매였던 이 두 학생은 지난해 12월 가자지구 공습으로 숨졌다”며 “캐나다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선발됐지만 출국 전 사망했다”고 밝혔다.
PSARN은 캐나다 대학원 이상 연구과정에 팔레스타인 학생들을 연결해주는 캐나다 학자들의 자원 봉사 조직이다. 지금까지 약 70명의 학생이 캐나다 대학에 배치됐고, 이들 중 상당수는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그러나 가자지구에서는 캐나다 정부의 외교시설이 없어, 학생들이 비자 신청에 필요한 생체정보 등록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우에이다 박사는 “이로 인해 유학생 프로그램 전체가 중단 위기에 놓였다”며 “이미 가족을 잃은 학생도 15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공학 석사과정에 합격한 미라 팔류나(25)는 라파 국경 인근에 가족과 함께 임시 텐트에 거주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캐나다 비자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죽은 자가 아닌, 미래의 교수와 공학자로 기억되고 싶다”며 “캐나다에서 교육을 이수한 후, 내 조국의 교육 시스템을 재건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나 2024년 5월 이후 이집트 국경이 폐쇄되면서 출국조차 불가능해졌고, 일부는 입학을 수차례 연기하다 탈락 위기에 놓였다. 팔류나는 “이미 세 차례 입학 연기를 요청했고, 다음엔 거절당할 수 있다”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연방 이민부는 “가자지구에서는 생체정보 등록이 불가능하며, 신청자는 제3국에서 등록해야 한다”며 “비자 심사에는 보안 검토가 포함되며 이는 외부 기관의 관할이기 때문에 예상 처리 시간을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PSARN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약 3분의 1의 학생은 이미 이집트에 도착했으나 비자 심사가 지연돼 입국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팔류나는 “우리는 우크라이나나 시리아처럼 위기 지역 출신 유학생들과 동일한 대우를 원한다”며 “꿈을 이루기 위해 도움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