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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캐나다인, 의료 불평등 심각

Toronto

2025.07.1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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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당뇨병 등 사전 예방가능한 질환으로 입원
[프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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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8일(수), 통계청(Statistics Canad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흑인 인구가 치료나 관리만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으로 입원하는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결과가 흑인 커뮤니티에 만연한 의료 불평등과 구조적 장벽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년 동안 흑인 캐나다인은 천식,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입원하는 사례가 다른 인종 집단과 비인종화(non-racialized) 인구에 비해 두드러지게 많았다. 2023~2024년 기준으로 흑인 남성•소년은 인구 10만 명당 272건, 여성•소녀는 253건의 입원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계 남성은 65건, 여성은 52건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비인종화 인구는 각각 257건과 226건으로 흑인 인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가 주로 의료 시스템에서의 구조적 차별과 신뢰 부족, 1차 진료 접근성의 격차에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노티샤 마사콰이 토론토대학교 공중보건학과 교수는 흑인 커뮤니티가 오랜 기간 의료 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 차별을 경험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그들이 조기 진료를 기피하고, 증상이 악화되었을 때에야 병원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2023년 기준 흑인 캐나다인의 72%만이 가정의(Family Doctor)를 보유하고 있으며, 비인종화 인구(84%)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 온타리오주에서 활동 중인 흑인 의사는 전체의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주치의와 환자가 인종적으로 유사할수록 치료 신뢰도와 건강 결과가 더 나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설명한다.
 
보고서는 흑인 인구가 만성질환에 특히 취약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여성대학병원의 신시아 맥스웰 박사는 의료 시스템 이용의 어려움 외에도 일부 지역은 영양가 높은 식품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유해 환경에 노출되기 쉬워 호흡기질환 등이 더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흑인 보건의료 제공자 수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든 의료인력이 문화적 역량과 안전성을 교육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인종 기반 데이터 수집을 체계화해 각 커뮤니티에 특화된 정책과 개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영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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