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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범죄 급증 속, 써리시 '남아시아 박물관' 유치 총력

Vancouver

2025.07.1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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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시장, "커뮤니티 유산 기릴 것" 청원 동참 호소
최근 4년간 혐오 범죄 227% 폭증, 8월 30일까지 서명 운동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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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내 최대 남아시아계 커뮤니티를 보유한 써리시(市)가 '남아시아 문화유산 박물관(South Asian Heritage Museum)' 유치를 위해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써리시는 지난 14일, 주정부로부터 박물관 건립을 위한 최우선 후보지로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하며 유치 활동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박물관 유치 추진의 배경에는 써리시의 인구 통계적 특성이 자리 잡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써리 전체 인구의 약 40%인 21만 2,675명이 남아시아계이며 이들 대다수는 인도계다. 종교적으로도 시크교 공동체가 큰 비중을 차지해, 캐나다 내에서 남아시아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브렌다 록 써리 시장은 "써리의 다양한 커뮤니티는 이 도시와 주(州)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고 강조하며 "이 박물관은 남아시아계 커뮤니티의 풍부한 유산을 기리고 모두가 함께 배울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다. 모든 시민이 청원에 동참해 유치 운동에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시는 이미 주요 도로와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중심부에 몇 곳의 후보지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박물관 유치 운동은 최근 캐나다에서 남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 범죄가 급증하는 상황과 맞물려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전략대화연구소(ISD)가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남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는 227%나 폭증했다. 또한 지난 한 해 동안 SNS '엑스(X, 구 트위터)'에서는 남아시아계를 비방하는 게시물이 2,500건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혐오 표현은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치러진 연방 선거 기간에 더욱 기승을 부렸다. 이 기간에만 2,300건이 넘는 반(反)남아시아 게시물이 퍼져나갔고, '좋아요'나 공유 등 총 120만 회 이상의 사용자 반응을 이끌어냈다.
 
 
 
보고서는 일부 인도계 이민자들이 '대체 이론(Great Replacement)'의 표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이론은 비백인 이민자가 서구의 인구 구성을 '대체'한다는 인종차별적 음모론으로, 과거 여러 테러 사건의 사상적 배경이 되기도 했다.
 
 
 
써리시는 박물관 건립이 문화적 이해를 높이고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며, 커뮤니티 간의 화합과 연결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시민들에게 오는 8월 30일까지 온라인 청원 사이트나 지역 행사장에 마련된 서명부를 통해 박물관 유치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밴쿠버 중앙일보=정준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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