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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의 마주보기- 황금빛 본성을 지키자!

Chicago

2025.07.2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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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

손원임

세상사는 대체적으로 ‘좋은 일들과 나쁜 일들이 반반씩 차지한다’는 말이 있다. 사실상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매일 좋기만 한 것도, 결코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날씨의 경우도 타오르는 태양과 땡볕, 그리고 시원한 바람과 무시무시한 천둥 번개, 구름과 비 모두 다 자연의 일부이니 말이다.  
 
그런데도 왜 삶 자체가 때로는 무지막지할 정도로 고뇌, 고통으로 다가오고, 게다가 온통 스트레스로만 가득 차 보이는 것일까? 그것은 인간의 뇌가 강한 생존 본능과 맞물려 무서운 자연과 ‘불확실성’ 속에서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진화해 오면서 부정적 사건사고에 더 경도되어,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발달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우리 뇌의 무게의 추가 긍정의 마인드 쪽으로 기울도록 노력해야 한다. 말하자면, 가급적 ‘의식적으로라도’ 긍정적 마음과 자세를 갖고서, 적극적으로 행동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물론 인간 뇌의 속성상 잘 잊고, 또 새로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순작용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실제로 사람들이 여행이나 탐험에 나서는 것도 지루한 일상 속에서 긍정적 ‘활력’과 밝고 환한 ‘웃음’을 찾고 싶은 마음에서 그렇다. 그러나 새로운 모험과 여행 역시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말 예측 못한 일들과 실수로 범벅이 될 수도 있다.  
 
2025년 5월, 뉴욕에 여행 갔을 때, 내게도 행운과 불운이 동시다발로 얽혀서 찾아왔었다. 일단 나의 불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내가 뉴욕에 머무는 기간 내내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내렸고, 나는 감기로 고생했다. 이미 비행기 지연과 연착, 그리고 도로 교통체증 때문에, 호텔 도착 시에 내 몸은 아주 지쳐서 감기 걸리기에 딱 좋은 상태였다. 며칠 지나 날씨가 조금 개고, 몸도 꽤 상쾌하고 가벼워져서, 나는 일기 예보를 무시한 채 호텔에서 빌려주는 우산도 챙기지 않고서 당당하게 걸어서 쇼핑몰에 갔다. 근데 이게 웬일이란 말인가! 백화점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비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그것도 억수로 쏟아져 내렸다. 결국 내 몸은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아끼던 나의 소중한 명품(!) 가방마저 비에 아주 흠뻑 젖어버리고 말았다. 나는 냉랭한 한기를 느끼며 울상이 되어 호텔로 돌아왔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여성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내일 출발하는 비행기가 갑자기 취소되어서 너무나 속상해요. 그냥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그때 그녀의 하소연에 비하면 나의 지친 몸과 마음은 정말 별 거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또 나는 뉴욕시에서 내 인생의 ‘최고’의 파스타와 ‘최악’의 파스타를 맛보는 경험을 했다. 어느 날은 소문난, 그러나 아주 초라한 파스타 맛집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아주 뜨끈뜨끈한 그야말로 감칠맛이 넘치는 파스타를 먹었다. 그런데 타임스 스퀘어에 있는 아주 유명한 식당에 갔을 때는 그야말로 최악의 파스타가 나왔다. 돈을 그냥 길바닥에 버린 느낌이 들었다. 물론 나의 나쁜 일은 결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사실 타임스 스퀘어가 바로 정면에서 내려다보이는 식당 라운지가 있는 호텔에서 지냈다. 그런데 내가 도착했을 때 마침 라운지가 한창 재건 공사 중이었다. 결국 나는 그 멋진 ‘파노라마 전경(panoramic view)’를 구경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 호텔에서 오래 일한 컨시어지(concierge)와 대화하면서 뉴욕 호텔들의 건립 역사에 대해서 알게 되기도 했다.  
 
이렇게 우리 인생사가 좋게 풀리다가 일이 나쁘게 꼬이기도 하고, 또 당시에 분명한 불운이 훗날에 전혀 생각지도 못한 행운으로 완전히 탈바꿈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 유명한 ‘전화위복‘(轉禍爲福)’과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나온 것 같다. 인생이란 그래프 위에서 행운선과 불운선의 양선은 엎치락뒤덮치락한다. 그런데 살다 보면, 자의적으로라도 ‘골든 크로스(Golden cross)’를 감행해야 할 때가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각자의 황금빛 본성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Stay Gold(황금빛 본성을 지켜라)’는 내가 뉴욕에서 행운의 공짜 티켓으로 보았던 바로 그 뮤지컬, ‘아웃사이더(The Outsiders)’로 유명해진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이 어려운 세상에서 불행과 고통을 헤쳐 나가려면, 긍정적인 자세로 자신의 황금빛 본성 혹은 영혼, 즉 고유의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즉, ‘황금빛 품격’은 좋은 일에 기뻐하고 나쁜 일을 견뎌내는 원천이요, 또 재생적 힘이 되어준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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