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소매가격 1월 이후 9%, 스테이크 전년대비 12.4% 상승 미국 내 소 사육두수 감소, 가뭄, 수입산 소고기 증가 등 영향
미국의 계란값 폭등이 잠잠해진 가운데, 이번엔 소고기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21일 CNN방송이 농무부 데이터를 사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소고기 소매가격은 파운드당 9.2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월 이후 약 9% 뛴 가격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으로 보면 스테이크는 작년 동월 대비 12.4%, 다진 소고기는 10.3% 각각 올랐다.
소고기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데, 이 가격을 내리는 것은 달걀 가격 안정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내 소 사육두수 감소, 가뭄, 수입산 소고기 증가 등 약 10년에 걸쳐 진행된 여러 요인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슨 푸드(Tyson Foods)의 도니 킹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지금의 소고기 시장은 우리가 경험한 것 중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농업인연맹(AFBF)에 따르면 미국 내 소 사육두수는 74년 만의 최저치다. 예전만큼 수익성이 좋지 않은 탓에 많은 목장주가 소 사육업을 포기한 상태라고 AFBF는 설명했다.
번트 넬슨 AFBF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기록적인 가격이지만 비용이 계속 높아 농가 이윤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특히 사료비가 문제다. 목초지의 상당 부분이 오랜 가뭄으로 인해 자연 방목이 어려운 땅으로 변했고, 비싼 사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선택지를 찾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등 3개국에서 수입된 소고기가 미국 내 소고기 소비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산 소고기 수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AFBF에 따르면 5월 기준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다만 가격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소고기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
AFBF의 넬슨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소고기 수요는 가계 사정이 나아질수록 늘고, 소득이 줄어들수록 감소했다"며 "지금처럼 소비자심리가 하락하고 가계 재정 상황이 불확실하면 가격이 치솟은 상태에서 소고기 수요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고기 수요가 위축될 경우, 생산자와 목장주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