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주택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는 5%대 금리는 내년 후반이나 2027년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매물 사인이 붙은 LA 지역의 주택.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최근 3년 가까이 7% 안팎에 머물고 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한때 7.79%까지 치솟아 수십 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록한 사상 최저 금리 2.65%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팬데믹 시기의 초저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부양을 위해 취한 일시적인 조치였던 만큼, 다시 3%대 이하의 금리가 찾아올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현재 전국 주택 중위 가격은 약 41만6,900달러다. 지난 17일 기준 30년 고정 평균 모기지 금리인 6.75%로 대출을 받을 경우, 월 모기지는 2696달러다. 여기에 주택 보험과 재산세 등 추가 비용을 고려하면 주거비 부담은 훨씬 커진다. 연간 모기지는 약 3만2500달러로 전국 가구의 중위 소득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패니매는 올해 말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6.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기지은행협회(MBA)는 다소 보수적으로 6.7%를 예상했다. MBA의 제프 테일러 이사는 "올해 내내 6.5~7%대 금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6% 금리와 7% 금리의 차이는 월 274달러, 연간 약 3288달러에 달해 주택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두 기관 모두 2026년에도 5%대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내년 말 모기지 금리는 패니매는 6.1%, MBA는 6.4%를 예측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3%대 금리는 연준의 비상 조치 덕분에 가능했던 예외적 상황이다. 당시 수준의 금리가 다시 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시장은 이제 현실적으로 5%대 금리를 새로운 목표로 삼고 있다.
5%대 금리는 언제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과 경기 둔화가 맞물려야 가능하다고 본다. 모기지 핀테크 기업 레이트사의 제니퍼 비스턴 부사장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잡히고 시장 신뢰가 회복되어야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또 실업률 상승과 국채.모기지 채권에 대한 투자자 신뢰,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는 2026년 말~2027년 초에나 5%대 금리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리얼터닷컴의 다니엘 헤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시간이 해결사"라고 말한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연준이 목표하는 2%대 인플레이션에 가까워지면, 연방기금금리도 정상화되고 장기 금리 역시 안정을 찾게 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2.5% 안팎으로 내려가면 장기 금리는 4% 수준, 모기지 금리는 5.5%~6%로 진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를 더디게 진행하고 있다. 시장은 9월까지도 추가 인하를 기대하지 않는다. 헤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가 오면 더 빨리 5%대에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각한 침체라면 5.5% 이하, 어쩌면 5% 미만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하가 모기지 금리를 1:1로 끌어내리진 않는다.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연준은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낮췄지만 모기지 금리는 오히려 거의 같은 폭으로 상승했다.
리얼터닷컴이 지난 1분기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9.8%가 "경기 침체가 오면 집을 살 가능성이 다소 높아진다"고 답했다. 헤일 수석 이코노미스는 "구매자들은 경기 침체 시 낮은 금리나 하락한 집값 혹은 두 가지 모두를 기대한다"고 설명한다. 물론 침체가 오면 고용과 소득 불안이 확대돼 주택 구입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모기지 금리가 5%대로 떨어지면 매수와 매도 심리가 모두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이는 매수 경쟁을 촉발하지만 동시에 매도 물량을 늘려 경쟁 과열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매수자에게 기회가 생기지만, 매도자도 합리적인 금리로 새 집으로 갈아탈 수 있어 매물 증가가 예상된다.
당장은 아니지만 5%대 금리가 올 때 집을 사려면 준비하는 것이 좋다. 낮은 금리 기회는 금세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주택 구매에 필요한 사항을 최대한 준비하고 있어야 5% 금리가 짧은 기간에 끝나더라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우선 주택 구매의 기본인 신용점수를 미리 점검하고 재정 상태를 정비한다. 재정 상황에 맞는 적정 주택 가격대와 목표 월 모기지 금리를 설정해 두고 원하는 지역을 좁혀서 매물을 확인해 둔다.
사전 자격심사(Pre-qualification) 를 받아 두는 것도 좋다. 대출 기관 여러 곳과 상담해 구매를 결정하면 사전 승인 단계로 빠르게 넘어갈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