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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종전, 결국 미국 손에 달렸다

Los Angeles

2025.07.2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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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나 얀첸코 우크라이나 의원]
러·북 연대는 ‘악의 축’ 현실화
전쟁 멈출 인도적 지원은 무기
트럼프 대통령, 푸틴에 당한 것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3만 병력 추가 파병 가능성을 보이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할리나 얀첸코(사진) 우크라이나 국회의원은 지난 18일 애스펀 안보 포럼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 중 러시아와 북한의 연대를 언급하며 “악의 축(Axis of Evil)이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전쟁을 멈추게 할 최고의 인도적 지원은 무기”라고 강조했다.
 
얀첸코 의원은 우크라이나 여당 ‘인민의 종(Servant of the People)’ 소속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얀첸코 의원은 현재 우크라이나 국회 산하 방위산업 투자 태스크포스(TF)팀도 이끌고 있다. 다음은 얀첸코 의원과의 일문일답.
 
-전쟁 발발 3년째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참혹한 전쟁이다. 러시아는 매일 오전 2시에서 5시 사이 드론 수백 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 주거지와 병원 등을 공격한다. 새벽마다 아이들을 깨워 욕실에 대피시키는 게 일상이 됐다. 우리는 지금 도망칠 곳이 없다. 수많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입대했다. 성공한 기업인이나 예술인까지 입대를 했다. 국민 전체가 하나 되어 버티고 있다.”
 
-북한군은 위협적인가.
 
“위협이라기보다는 러시아의 본모습을 드러낸 계기라 본다. 러시아는 북한, 이란 같은 독재 국가들과 더 잘 어울린다. 이들은 인권과 자유를 억압하며 같은 방식으로 움직인다. 서방이 주저하는 사이, 러시아는 이들과 ‘악의 축’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의 추가 파병 우려는.
 
“우크라이나에겐 큰 도전이다. 서방 국가들 역시 우려해야 할 사안이다. 단, 우리는 조국을 지키는 전쟁을 하고 있기에 동기가 있다. 반면, 러시아군은 왜 싸워야 하는지도 모른 채 전장으로 보내지고 있다.”
 
-‘러·북·이란’ 협력 구도에 어떻게 대응하나.
 
“악의 축이 현실화됐음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있다. 이들은 서방의 대응력도 시험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무기와 기술을 공유하는 구조는 국제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태도를 바꿨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에게 당했다는 걸 이제야 깨달은 듯하다. 그는 지난 선거에서 전쟁 종식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선 이후 푸틴에게 수많은 기회를 줬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를 무시했다. 푸틴은 이전에도 그랬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4년부터 200차례 넘게 협상했지만, 러시아는 단 한 번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 협상팀이 독극물에 중독된 사건도 있었다. 강한 압박 외엔 답이 없다.”
 
-방위 산업에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노력은.
 
“먼저 국내 투자를 촉진하고, 관련 입법을 통해 활발한 방산 생태계를 구축했다. 실전에서 신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했다. 그 결과 방위 산업은 3년 사이 35배나 성장했다. 해외 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인도적 지원만 해왔는데.
 
“무기가 많을수록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의 피해도 줄어든다. 인도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결국 전쟁을 멈추게 할 최고의 지원은 바로 무기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관계는.
 
“공동 기술 개발과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으로 전임 주우크라이나 한국 대사(권기창)와 가까운 사이였다. 양국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공간은 많다.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성공적으로 활동 중인 한국 기업들이 있다. 성공 사례가 더 확대될 수 있다.”
 
-전쟁이 언제, 어떻게 끝날까.
 
“올해 안에 끝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전략과 결단에 달려 있다.”

 

☞할리나 얀첸코는
 
지난 2019년 우크라이나 국회에 처음 입성해 반부패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는 등 줄곧 반부패 정책에 앞장서왔다. 젤렌스키 정권 출범 이후 그는 국가반부패국(NABU) 시민감독위원회 위원장, 경제개발위원회 위원,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투자위원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세계 각국을 돌며 러·우 전쟁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외 지원을 유치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얀첸코는 키이우 모힐라 아카데미 국립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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