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레슬링계의 슈퍼스타 헐크 호건(Hulk Hogan·본명 테리 진 볼레아.사진)이 24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향년 71세.
연예 매체 TMZ에 따르면 호건은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지역 호건의 자택에서 이날 오전 10시(동부 시간)쯤 심정지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응급대원들은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호건은 병원 이송 후 사망 선고를 받았다.
호건은 생전 수십 차례에 걸쳐 척추와 관절 수술을 받아왔으며, 지난달에도 척추 유합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었다.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호건은 대중문화의 상징적인 인물이자, WWE의 세계적 확산에 핵심적 역할을 한 전설”이라고 추모했다.
호건은 1980~90년대 당대 최고의 프로레슬링 선수로 전 세계적으로 ‘헐크매니아(Hulkamania)’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노란색 민소매를 찢고, 위기 상황에서 헐크처럼 변하는 퍼포먼스, 성조기를 들고 링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 등은 당시 팬들에게 강력한 미국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인식됐다. 호건의 경기는 당시 주한 미군을 위한 AFKN 방송을 통해 한국에서도 매주 토요일마다 방영됐었다. 호건은 얼티밋 워리어, 미스터 퍼펙트, 래비싱 릭 루드, 제이크 더 스네이크 로버츠, 마초맨 랜디 새비지, 밀리언 달러 맨, 안드레 더 자이언트, 빅 보스맨 등 당대 스타들과 함께 링을 누볐다. 당시 초등학교 등에서는 쉬는 시간만 되면 프로레슬링을 하는 아이들로 복도와 교실 뒤편이 북적일 정도였다.
지난 1953년 8월 11일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태어난 호건은 1977년 프로레슬링에 데뷔했다. 1983년 WWF(현 WWE)와 계약을 체결한 뒤 1984년 ‘아이언 시크(Iron Sheik)’를 꺾고 세계 챔피언에 오르며 인기 절정기를 맞았다. 이후 ‘헐크매니아’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간판스타로 군림했다. WWF 6회, WCW 6회를 포함해 총 12차례 세계 챔피언에 올랐으며, 2005년 WWE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영화 ‘록키 3’, ‘서버번 코만도’, ‘미스터 내니’, TV 시리즈 ‘선더 인 파라다이스’ 등에 출연했으며, 리얼리티 프로그램 ‘호건 노우즈 베스트(Hogan Knows Best)’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도 높였다. 지난해 7월에는 공화당 전당대회 무대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