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무진 타고 스파로 웰빙 투어 미용·마사지 등 전신 관리 받아 기네스 펠트로 등 연예인 단골
할리우드의 유명 애완견 호텔 'Wag Hotels'의 휴게실에서 한 직원이 애완견들을 돌보고 있다. 호텔은 반려동물 전용 객실, 스파 서비스까지 갖춘 프리미엄 시설로,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용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Wag Hotels 홈페이지]
LA에서는 개가 사람보다 더 잘 사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산책길마다 유모차에 앉은 개들이 등장하더니 이제는 스파, 명상, 리무진까지 접수했다.
LA타임스의 새 시리즈(Dog Days of Summer)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8살 골든 리트리버 ‘더그(Dug)’는 지난 한 주 동안 웰빙 투어를 즐겼다. 이동은 리무진, 목적지는 웨스트할리우드의 애견 스파(Collar & Comb)다. 이곳에서 그는 블루베리 페이셜, 머드 팩, 마사지, 사운드 배스, 리키(에너지 명상)까지 풀코스로 받았다. 이 숍은 기네스 펠트로, 마크 월버그, 다코타 존슨의 반려견 단골집이다.
사람 전용 같던 서비스는 개 전용으로 확대됐다. 마사지와 명상은 기본이고 침술, 수중재활, 척추교정 등 동물병원 협업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보호자들은 “아이 대신 키우는 반려견이니 건강과 라이프스타일을 똑같이 챙겨줘야 한다”는 이유를 댄다. LA한인타운에서도 버블 스파, 아로마 테라피 등 반려견 서비스가 인기다.
이 같은 문화의 확산은 단순히 유행이라기보다 사람들의 셀프 케어 인식이 대중화되면서 반려동물에게까지 확대된 결과다.
라디오 ‘펫 버즈’ 진행자 샬럿 리드는 “요즘은 세상이 불안하니 자녀 대신 개를 키우고, 개가 곧 보호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사람일수록 반려견도 그런 삶을 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건강식을 챙기고 요가를 즐기는 보호자들은 반려견에게도 무첨가 식단과 개 전용 요가 클래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수의사들은 지나친 인간 중심의 서비스에 경고를 보낸다. 미국애견협회(AKC) 제리 클라인 박사는 “사람에게 좋은 것이 개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며 “특히 건강에 영향을 주는 시술은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럭셔리 반려견 서비스 열풍이 불고 있다. LA에서는 개 전용 딥티슈 마사지, 레드라이트 테라피 예약이 끊이지 않는다. 이제는 ‘개 전용 휴양지’와 ‘개 전용 전용기 여행’까지 등장하며, 보호자들이 직접 소셜미디어에 올린 인증샷은 또 다른 유행을 부추기고 있다. 반려견 생일에는 케이크와 셰프가 준비한 코스요리 파티가 열리고, 생일 선물로는 수백 달러짜리 맞춤형 목걸이가 인기다. 이제 반려견의 사교 일정이 보호자의 스케줄을 앞설 정도라는 농담까지 나온다.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현실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