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부 지원으로 설립된 뉴욕한인교회 독립운동기념관 내달 UN 총회 기간 중 독립운동기념관 정식 개관식 1921년 영문 독립선언서 낭독한 타운홀에서 기념 음악회
뉴욕한인교회 독립운동전시관 내부 모습. 윤지혜 기자
대한민국 정부 후원으로 광복 80주년을 맞아 맨해튼 뉴욕한인교회(633 W 115스트리트)에서 독립기념관 개관식이 열린다. 미주 한인 독립운동의 본거지였던 곳에 마련된 독립기념관의 문을 마침내 정식으로 열고, 뉴욕 지역사회와 한인들에게 독립운동 역사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취지다. 또한 독립기념관 개관을 맞아 맨해튼 타운홀(123 W 43스트리트)에서는 한인 연주자들의 특별 음악회도 열린다. 타운홀은 1921년 3월 2일, 1300여명의 한인이 모여 영어로 번역된 3·1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며 만세운동을 시작한 곳이다.
31일 뉴욕한인교회 독립운동기념관(이하 기념관)에 따르면, 이들은 미뤘던 정식 개관 날짜를 현재 내달 23일로 잡고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번 행사는 한국 국가보훈부가 기념관을 운영하기 위해 만든 비영리재단 한미디아스포라(KADF)가 주최하고, 한국 정부(국가보훈부, 뉴욕총영사관, 뉴욕한국문화원)가 후원하는 행사다. 뉴욕총영사관은 보훈부와 긴밀하게 접촉하며 일정을 논의 중이다.
당초 기념관은 보훈부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자금을 지원하며 만들어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일정이 미뤄졌고, 전시관은 완공됐으나 정식 개관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기념관은 작년 가을에야 뉴욕시로부터 정식 빌딩 허가를 받게 됐다.
백혜선 뉴욕한인교회 독립기념관 대표는 “이곳에서 미 동부지역 한인 독립운동의 구심점이었던 뉴욕한인교회 역사와 자료를 되돌아보는 것은 한국인 뿐만 아니라, 미주 한인들의 자부심과 정체성 형성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구성된 독립기념관은 뉴욕한인교회 내에 있다. 뉴욕한인교회는 많은 민족지도자가 장기 투숙하면서 독립운동의 의지를 다진 곳으로 유명하다. 이승만, 안창호 등이 이 교회에서 연설했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의 실존 인물인 황기환(1886~1923) 애국지사의 묘소를 찾아낸 고 장철우 뉴욕한인교회 목사는 기념관 설치 과정에 함께 참여했다. 백 대표는 “지하에 위치한 상설전시관을 비롯해 1층 예배당, 2층 독립문고와 미디어아트 영상실 등이 모두 역사적인 장소라서 모든 공간이 독립기념관인 셈”이라고 밝혔다.
현재 독립기념관 개관식 예정일(9월 23일)은 제80회 유엔(UN) 총회 기간이다. 이에 따라 통상 취임 첫해에 뉴욕 유엔총회를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개관식에 참석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개관식에 맞춰 기념 음악회도 열리다. 10월 5일 뉴욕 타운홀에서 진행할 것으로 예정돼 있는데, 이곳에는 국제사회에서 주목받는 최정상급 한인 연주자들이 총출동한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김택수 작곡가의 칸타타 ‘들풀’(The Grass Still Grows)이 세계 초연될 예정인데, 김 작곡가는 이번 행사를 위해 위촉곡을 별도로 썼다. 임윤찬 피아니스트가 재학 중인 뉴잉글랜드음악원(NEC) 피아노과 주임교수를 맡은 백혜선 교수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라 트라비아타’(춘희) 주역으로 데뷔한 최원휘 테너, 역시 메트 오페라에 데뷔한 홍혜란 소프라노, 내년 메트 오페라에 ‘나비부인’ 스즈키 역으로 데뷔 예정인 김효나 메조소프라노, 최기돈 바리톤, 김동민 지휘자와 뉴욕클래시컬플레이어스(NYCP) 등이 무대에 선다. 타운홀 공연에 앞서 10월 3일에는 보스턴 조던홀에서도 음악회가 개최된다.
한국 정부 후원을 받아 진행되는 행사인 만큼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지만, 타운홀 특성상 사전 예약은 받을 예정이다. 백 대표는 “뉴욕한인교회를 거쳐 간 한국 대표 음악가들의 연주가 진행될 예정이라 더 의미 있는 행사”라고 밝혔다. 아울러 “뉴욕 무대에서 음악을 통해 광복 80주년이라는 거대한 감동을 전 세계와 공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