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차체·수직 LED 조합으로 존재감↑ 고급 인테리어, 2·3열 제어 및 편의성 더해 민첩한 핸들링…저중심 설계로 안정 주행
수직 LED 헤드라이트와 직사각형 램프로 완전히 모습을 탈바꿈한 2026년형 현대 팰리세이드.
현대차가 대형 SUV 시장의 주력 모델로 내세운 ‘디 올 뉴 팰리세이드’가 첫 출시 6년 만에 한층 고급스러워진 실내와 커진 차체, 개선된 주행 감각으로 돌아왔다.
나파 가죽 시트와 스웨이드로 마감된 럭서리한 인테리어, 16피트에 달하는 길이와 4500파운드가 넘는 덩치에도 불구하고 세련된 움직임을 보여준 이번 모델을 직접 체험했다.
시승은 샌프란시스코 인근 칼리스토가에서 출발해 나파밸리의 시골길과 프리웨이, 곡선 도로, 오프로드 등 다양한 환경을 포함한 100여 마일 구간으로 이뤄졌다. 가족용 패밀리카와 플래그십 SUV로서의 성능과 편의성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수직형 리어 램프로 현대적인 스타일을 적용한 후면.
탁 트인 시야를 보여주는 넓은 윈드실드와 12.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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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워진 외형·실내
팰리세이드의 외관은 수직형 LED 주간주행등과 직사각형 형태로 겹쳐 쌓인 듯한 전면 램프, 얇고 긴 조명이 적용된 그릴로 자신감 넘치는 인상을 연출했다. 길어진 전장과 늘어난 휠베이스, 넓은 차폭은 전보다 더 커진 존재감을 보여줬다.
측면을 감싸는 굵은 라인과 파고드는 테일램프 디자인은 단조로움을 덜었고, 최대 21인치 휠과 새로 적용된 D필러 디자인은 안정적이면서도 웅장한 모습이 돋보였다.
실내는 12.3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수평적 레이아웃과 부드러운 가죽 마감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센터 콘솔 하단부에는 공간을 두고 태블릿 PC나 서류가방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고속 무선충전 패드와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동 등 편의사양도 제공된다. 다만 온도 조절 등 버튼 배열 중 일부가 운전석에서 다소 멀리 배치된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시트와 공간 활용성은 플래그십 SUV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다. 캘리그래피 트림에는 전동 독립 2열 시트, 통풍 기능이 기본 적용되며, 3열 슬라이딩·리클라이닝 등으로 탑승 편의성이 높아졌다. 2·3열 좌석은 운전석 디스플레이나 트렁크에서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오프로드 전용 트림인 XRT PRO 모델들이 일렬로 주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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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주행 성능
주행에 나서면 팰리세이드의 덩치가 무색해진다. 저속에서는 외부 소음이 거의 유입되지 않고, 매끄럽고 고요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핸들링은 부드럽고 민첩했다. 전고가 높음에도 시야가 탁 트여있고 스티어링 반응은 가볍고 정확해 난이도가 있는 구간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악셀을 강하게 누르고 발을 뗀 직후에는 전자식 제어 설정이 반동을 잡아줬으며, 속도가 매끄럽게 줄어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포트홀을 지날 때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며, 과속방지턱 통과 시에도 서스펜션이 충격을 간결하게 처리해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제공했다.
무거운 부품을 하부로 배치한 저중심 설계 덕에 코너링 시의 차체 쏠림이 억제됐고, 고속 주행 시에도 노면을 꽉 잡고 달리는 듯한 안정감이 돋보였다. 언덕이 있는 곡선 도로에서는 방향 전환 시 차량이 즉각 반응해 덩치 큰 SUV임에도 세단에 가까운 거동을 보여줬다.
에코 모드에서는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으며,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 스티어링이 민첩하게 반응해 긴장감 있는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스포츠 모드에서 브레이크 반응은 일상 주행에서 다소 예민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고속 주행 구간에서는 제한속도에 도달했음을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확인하기 전까지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풍절음은 시속 65마일 정도부터 들리기 시작했지만, 전반적인 정숙성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오프로드 체험 구간에서는 XRT PRO 트림을 탑승해 다양한 주행 모드를 경험했다. 모래 언덕에서는 각 모드에 따라 구동력이 자동 조절되어 트랙션 손실 없이 매끄럽게 주행할 수 있었고, 돌무더기를 지나는 구간에서는 차량이 미끄러지는 상황에서도 제동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불안감이 없었다. 특히 급경사의 언덕 지형에서는 전자식 전륜구동 시스템이 자동으로 구동력을 분배하며 차량의 균형을 잡아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XRT PRO 트림 전용 외부 카메라 기능을 통해 오프로드 주행 중 차폭과 지면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극한의 환경에서도 자신감 있는 주행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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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안전·편의성
안전과 편의 측면에서도 업그레이드됐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로 좁은 길목과 주차 시 사각지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차선 유지, 스마트 크루즈 등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이 제공됐다. 현대 차량 중 처음으로 적용되는 내장형 대시캠은 주행 중 상시 녹화뿐만 아니라 주차 시에도 주변 움직임을 감지해 영상을 기록하며, 스마트폰과 연동돼 경고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시승에서는 대형 SUV 시장에서 경쟁 모델 대비 팰리세이드의 뛰어난 완성도와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커진 차체와 고급스러운 실내, 정숙성과 안정감을 모두 갖춘 플래그십 SUV로, 주중에는 출퇴근용, 주말에는 레저와 여행을 위한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었다.
새로운 팰리세이드의 가격은 기본형이 3만8935달러부터 시작하며, 상위 모델은 5만 달러대에 이른다. 2.5리터 터보 엔진을 탑재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올가을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