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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어느 날 갑자기?

New York

2025.08.0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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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모 코칭을 시작하고 보니, ‘어느 날 갑자기’ 아이들이 외계인처럼 변해버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단지 호르몬의 영향이라고만 생각해왔던 사춘기 행동들은 사실 청소년 뇌 발달과 큰 상관이 있다는 것이 뇌과학자들의 주장이다.  
 
Jay Giedd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 뇌는 뒤에서 앞의 순서로 발달하는데, 가장 마지막까지 다듬어지고 형성되는 부분이, 앞 이마 바로 뒤에 위치한 전전두엽피질(Prefrontal Cortex)이다. 이 부분을 뇌의 CEO 라고 부른다. 일을 계획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충동을 억제하고, 결과를 미리 생각해보는 중요한 기능이 여기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앗, 순간 이와는 정반대로 행동하는 우리 사춘기 자녀들의 모습이 마구마구 떠오른다! 더 아찔한 사실은, 이 중요한 뇌 부위의 발달속도가, 사춘기 절정인 십 대 중반과 후반에 오히려 느려진다는 것이다. 18세 성인이 되면 어느 정도 판단력을 갖추리라 기대했던 우리 자녀들, 이 연구에 의하면 이에 꼭 필요한 전전두엽 피질 부위가 개인차가 있지만 만 25세 정도가 되어야 완성된다고 한다.  
 
반면 이 시기 딱 하나 최고로 발달하는 부위가 있는데 바로 관능적인 것을 추구하는 편도체(amygdala)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전전두엽피질 부위가 미성숙되고 약화한 사춘기 자녀들은, 감정센터인 편도체에 크게 의존하여 행동할 수밖에 없다. 이 시기 아이들의 감정이 현기증 나도록 오르내림을 계속하고, 이성은 잠시 출장 보낸 듯 감정에만 예민하고 충실한 이유이다.  
 
이 시기에, 설상가상으로 정보들을 연결하여 생각하게 하는 뇌의 신경세포도 감소하다 보니, 정보들을 연결하여 생각하는 능력은 줄고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감정 물질만 증가한다. 그러니 앞뒤 결과를 연결하여 생각하지 못하고 즉각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그들의 아슬아슬함은, 생물학적으로 보면 어쩌면 정상적이라고까지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면 이 과정에 있는 사춘기 자녀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부모님보다 더 크게 자라 버린 자녀들, 하지만  아직도 그들의 앞이마 뒤에서 꿈틀대며 한창 자라고 있는 미성숙한 그들의 전전두엽피질을 한순간도 잊지 말자. 이 시기야말로 자녀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의견을 충분히 들어줄 때이다. 존중해주되, 조언과 지도를 반드시 겸해야 한다. 다양한 대인관계와 사회활동은 뇌 발달을 돕는다. 규칙적인 수면도 전전두엽피질 활동에 매우 중요하다.  
 
전전두엽은 이렇게 자녀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학습능력과 메모리에도 관여할 뿐 아니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정서장애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뇌 발달에는 적절한 신체활동이 필요하다. 좋아하는 스포츠 종목에 참여시키고, 전화기에 매달려 사는 아이들을 자꾸 밖으로 데리고 나가자. 부모와 하이킹을 하며 대화를 많이 한 아이들의 창의력이 증가하고 우울증, 불안장애, ADHD 등도 좋아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부모님 눈에 ‘어느 날 갑자기’ 변해버린 우리 사춘기 자녀들이 이렇게 말한다. “엄마, 아빠, 저를 너무  외계인 취급하지 말아 주세요. 제 탓이 아니랍니다. 지금 내 뇌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때문이라고요. 내 나이에 겪어야 할 이 과정이 저에게도 너무너무 힘들답니다. 그러니 이 시기에 저를 좀 더 이해해주시고 잘 지도해주시면 안 되나요?”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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