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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바람의 노래

New York

2025.08.0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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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자유로우며 어두워지는 사막이 있습니다.
 
 
 
모든 말을 잃어버립니다.
 
이토록 텅 빈  
 
청정한 저 고요
 
 
 
단순하고 단순하게  
 
지금 막 우리가 태어난 것처럼  
 
우리들의 시끄러운 세월은 마치 순간의 일인듯합니다.
 
 
 
한여름, 사막의 빛과 바람을 따라 걸었습니다.
 
깊은 계곡에서 불어오는  
 
수많은 바람의 가닥들  
 
나선형으로 치솟아 오르다  
 
공중에서 접히고 풀어지면서 스스로를 끌어당깁니다.
 
 
 
항상 변하면서 투명한  
 
사막의 영혼이여
 
내 안 깊은 곳 어딘가에 흐르는 강
 
 
 
저녁놀 지는 붉은 모래언덕에  
 
몸을 눕힙니다
 
나는 바람 속에서 잠들고 꿈을 꿉니다.

이춘희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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