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시니어들이 일상생활 가운데 갖는 만족감이 한국에 있는 시니어보다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주 지역의 한인 시니어는 종교 생활, 한국의 시니어는 건강을 더 우선하는 경향도 보였다.
이번 조사는 미주 지역 한인 교회에 소속된 시니어 711명(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 교회와 밀접한 한인 사회의 특성을 직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와 한국의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한인 시니어 5명 중 3명(60%)은 배우자와의 관계에 매우 또는 약간 만족한다고 답했다.
또, 자녀와의 관계(69%), 사회 생활(48%) 등도 절반가량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한국 교회에 다니는 시니어들의 응답과 이를 비교했다.
한국 교회의 시니어들의 만족도는 자녀와의 관계(61%), 배우자와의 관계(49%), 사회 생활(40%) 등 미주 한인 시니어들에 비해 낮았다.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이상명 총장은 “한인 이민 사회의 기반 자체가 교회라는 공동체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보니 중심축이 분산돼 있는 한국 사회에 비해 다소 안정적”이라며 “그러한 종교 공동체 중심적인 성향이 시니어들의 삶에 여러모로 안정감을 가져다준다”고 분석했다.
교회에 출석 중인 한인 시니어들은 은퇴 후 활동에도 더 적극적이다. 조사에 응한 한인 시니어 중 64%는 “건강이 허락되는 한 선교 등 각종 사역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는 한국 교회 시니어의 응답(53%)보다 10% 이상 높다.
또 한인 시니어들의 56%는 “아직 더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된다”고 답했다. 이 역시 한국의 시니어들의 응답(43%)보다 더 높다.
한인 교회에 출석 중인 전은자(68·LA) 씨는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은퇴 후 여행 등을 많이 하는데 이곳 시니어들은 선교나 교회일에 더 매진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아무래도 이민자들이 대개 교회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은퇴 후의 에너지도 신앙 활동에 많이 쏟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주와 한국의 시니어들은 관심사에도 차이가 있다.
본인 및 가족의 건강을 최대 관심사로 꼽은 응답을 보면 한국 시니어(73%)가 한인 시니어(62%)에 비해 더 높았다. 반면 종교 또는 신앙 생활에 대한 관심사는 한인 시니어(55%)가 한국 시니어(52%)보다 높다.
물론 한인 시니어들도 어려움은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인 시니어 10명 중 6명(59%)은 영어 소통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시니어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다(52%)’, ‘교회에서 젊은 층이 있는 곳에 가면 눈치가 보인다(30%)’고 답한 한인 시니어들도 있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한인 시니어들이 세대 간 교류에서 위축감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세대 간 경계를 허물고 젊은 층과 시니어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지난 2월 27일까지 진행됐고, 표본을 확장해 나가는 방식인 스노우볼 샘플링을 통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