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프라하의 야경. 고풍스러운 도시 전체가 한 폭의 명화처럼 펼쳐지며, 누구나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여행의 즐거움은 보는 것에서 절반이 완성되고, 먹는 것에서 나머지 절반이 완성된다. 한 나라의 음식은 그 땅의 역사와 생활을 고스란히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동유럽 여정은 독일 뮌헨을 거쳐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로 완성된다. 모차르트의 선율이 흐르는 잘츠부르크, 야경이 황홀한 프라하, 다뉴브의 진주 부다페스트, 호이리게 술집이 있는 비엔나까지... 이 길 위에서 만난 것은 동유럽의 역사와 풍경, 그리고 음식이었다.
부다페스트는 국회의사당과 다뉴브강, 세체니 다리가 황금빛으로 물들며, 유럽 3대 야경이라 불릴 만한 황홀한 장관을 펼쳐낸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유명한 미라벨 정원은 분수와 연못, 대리석 조각과 꽃들로 섬세하게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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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비너슈니첼·호이리게 와인
잘츠부르크 미라벨 정원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으로 잘 알려진 명소다. 꽃길을 지나 호엔잘츠부르크 성에 오르다 보면 배고픔이 절로 느껴진다. 이때 꼭 맛봐야 할 음식이 비너슈니첼이다.
비너슈니첼은 송아지 고기에 밀가루·달걀·빵가루를 차례로 입혀 기름에 바삭하게 튀긴 뒤 레몬즙을 뿌려 먹는 요리로 감자나 오이 샐러드가 곁들여진다. 그만큼 원조성과 정통성을 중시하는 음식이다.
비엔나에서는 호이리게라는 전통 와인 주막도 만날 수 있다. 올해 수확한 포도로 만든 풋풋한 와인과 간단한 안주를 내놓는 곳이다. 황제 요제프 2세가 18세기에 허가해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시민들의 일상을 지켜온 장소다. 오스트리아 와인은 전 세계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품질로 유명하다.
도심 한가운데 솟아 있는 슈테판 성당은 비엔나의 상징으로, 남쪽 탑에 오르면 비엔나 구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인근 비엔나 국립 오페라하우스는 유럽 오페라의 본산으로, 모차르트와 슈트라우스의 선율이 지금도 울려 퍼지는 공간이다. 황제의 여름 궁전이었던 쉔부른 궁전은 금빛 장식의 바로크 내부와 광활한 정원으로 대표적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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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맥주와 어울리는 스비치코바
체코는 맥주의 본고장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라거를 완성한 도시 플젠에서 태어난 필스너는 황금빛 맥주의 시초로 불리며, 지금도 체코인의 자부심이다. 여기에 진한 흑맥주로 유명한 코젤, 체코 남부 체스케 부데요비체에서 탄생한 부드바르가 더해져 세계적인 맥주 강국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맥주와 함께 꼭 맛봐야 할 요리가 바로 스비치코바다. 소고기 등심을 천천히 익힌 뒤, 당근·셀러리·파슬리 뿌리 같은 채소를 푹 고아 만든 크리미한 소스를 얹고, 체코식 만두인 크네들리키와 함께 낸다.
프라하의 구시가지 광장을 거닐다 보면 중세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의 활기가 느껴진다. 정각마다 인형이 나와 춤추는 천문시계탑은 늘 관광객들로 붐비고, 첨탑 두 개가 인상적인 틴 성당은 동화 속 삽화처럼 광장을 지킨다. 낡은 돌바닥을 따라 카를교를 건너면 음악가와 화가들이 늘어서 있어, 마치 거리 전체가 하나의 무대가 된다.
그 길을 걷다 보면 어김없이 달콤한 굴뚝빵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반죽을 나무 막대에 감아 구운 뒤 설탕과 계피를 뿌린 이 간식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쫄깃해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체코의 야경은 음식과 함께할 때 더욱 빛난다. 프라하 성에서 내려다보는 불빛 가득한 도시와 카를교에 비친 반짝이는 물결은, 한 잔의 맥주와 달콤한 굴뚝빵이 더해져 여행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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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매력의 슬로바키아 식탁
슬로바키아는 체코와 분리 독립한 지 30여 년밖에 되지 않은 젊은 나라다. 브라티슬라바 성에 올라 도나우강을 내려다보면 공산주의 시절의 기억과 새로운 시대의 활력이 교차한다. 이곳의 음식은 투박하지만 진솔하다. 감자와 고기를 활용한 튀김 요리, 어린 돼지를 통째로 구워내는 전통 요리는 옛 농경사회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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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 향의 헝가리 굴라쉬
헝가리의 상징은 단연 굴라쉬다. 굴라쉬는 쇠고기와 감자, 양파, 당근 같은 채소에 헝가리산 고춧가루인 파프리카를 아낌없이 넣어 끓여낸 스튜 요리다. 그 맛은 한국인의 입맛에도 낯설지 않다. 얼큰한 육개장을 연상시키는 붉고 진한 국물, 부드럽게 익은 쇠고기와 채소, 여기에 입안 가득 퍼지는 깊고 구수한 향이 묘하게 익숙하다. 마치 낯선 유럽 땅에서 만난 ‘헝가리식 육개장’ 같다고나 할까.
부다페스트는 다뉴브강을 사이에 두고 부다와 페스트로 나뉜다. 겔레르트 언덕에 오르면 다뉴브강과 도시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결국, 여행을 오래해 온 이들에게 남는 것은 그 땅에서 맛본 음식이다. 음식 하나하나가 곧 역사이고 문화이기 때문이다. 음식이야말로 여행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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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팁
‘US아주투어’는 특급 호텔과 현지 특식으로 차별화를 이룬 ‘동유럽/발칸(13일)’ 여행상품을 출시하고 모객하고 있다. 단순한 유적 탐방을 넘어 미각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역사와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하는 동유럽/발칸 투어는 오는 9월 4일과 18일, 10월 2일과 16일에 출발하며, 더 자세한 내용 및 예약 문의는 전화로 가능하다.
▶문의: (213)38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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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식 대표
US아주투어의 박평식 대표는 40여 년째 투어에 동행해 고객들을 모시며 역사와 인문학 강의를 펼치는 명품 관광 이야기꾼이다. 전 세계를 무대로 고객들에게 한층 풍성하고 의미 있는 여행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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