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안나 신(69)씨로, 사건은 지난 18일 오전 9시쯤 샌타모니카 불러바드와 웨스턴 애비뉴 인근에서 벌어졌다. 신씨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던 중 한 차량이 다가와 라틴계로 보이는 2명이 한인 마트 위치를 물었다”며 “자세하게 알려주자 이들이 감사하다며 내게 팔찌와 목걸이를 직접 채워주고 현금을 건넸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팔찌와 목걸이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고, 피해액은 600~700달러 상당에 달했다. 신 씨는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며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최근 시니어들을 겨냥한 이 같은 범행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베벌리힐스 경찰국(BHPD)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주로 2명 이상이 함께 움직이며 피해자에게 길 안내, 종교적 보호 등을 이유로 접근한다. BHPD는 “특히 혼자 길을 걷는 70대 여성들이 주요 표적”이라며 “낯선 사람이 과도한 친절을 보이며 장신구를 씌워주려 할 경우 신체 접촉을 피하고 즉시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상한 상황이 발생하면 911, 비상 상황이 아닐 경우 경찰서(310-550-4951)로 즉시 신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월 토런스에서도 70대 한인 여성이 집 앞마당에서 잔디를 깎다 같은 수법으로 시계와 팔찌를 도난당한 바 있다. 당시에도 용의자들은 길 안내를 빌미로 장신구를 씌워주는 척하며 귀중품을 빼앗았다.〈본지 7월 24일 A-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