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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을 보고 병을 찾는 승강부침치료 [ASK미국 파동의학/자연치유학-한청수 파동병원 원장]

Los Angeles

2025.09.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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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맥을 보고 병을 찾는 승강부침치료가 궁금합니다.
 
▶답= 개혁 군주 정조는 늘 병을 달고 살았다. 승정원일기에 기록된 그의 고통은 극심한 소화불량, 불면, 그리고 몸의 열감이었다. 당시 어의들은 기력 부족으로만 판단하고 인삼을 대량 투여했다. 그러나 정조의 병은 악화되었고, 그는 "내 체질에는 인삼이 맞지 않는다"라고 고백했다. 이는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본능적으로 감지한 예리한 자각이었다.
 
현대 한의학 관점에서 정조는 열태음(熱太陰) 체질에 가까웠다. 태음인은 간 기능이 항진되어 열이 많고, 위염이나 불면증에 취약하다. 이런 체질에는 인삼처럼 몸을 덥히는 보양(補陽) 치료가 아니라, 몸의 열을 식히는 청열(淸熱), 기운을 내리는 강기(降氣), 그리고 습기를 제거하는 조습(燥濕)의 치법이 필요하다. 황련, 죽여, 하고초 같은 약재가 정조에게 더 맞았을 것이다. 만약 당시 어의들이 맥진(脈診)을 통해 깊숙한 간화(肝火)와 위열(胃熱)을 정확히 짚어냈다면, 정조의 마지막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맥진은 단순한 맥박 측정을 넘어선다. 이는 오장육부의 허실(虛實)과 음양의 균형을 읽어내는 정밀한 진단법이다. 이 진단에 근거해 오장육부의 기운을 조절하는 치료, 곧 맥치(脈治)는 환자의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바로잡는다. 맥의 승강(昇降)은 기운이 오르내리는 방향을, 부침(沈浮)은 병의 깊이와 위치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맥이 '부(浮)'하면서 위로 솟구치는 맥이라면, 상부의 열을 내리는 강기(降氣) 치료가 필요하다. 반대로 맥이 '침(沈)'하면서 아래로 가라앉는다면, 부족한 양기를 끌어올리는 승양(昇陽) 치법을 적용한다.
 
환자의 맥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맞는 침 치료와 한약을 처방하는 것은 현대 한의학의 핵심이다. 진단이 어긋나면 아무리 귀한 약재라도 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맥을 통해 근본 문제를 파악하는 순간, 약은 비로소 약이 되고 침은 그 효과를 발휘한다. 현대인의 만성 소화불량, 불면, 스트레스성 화병 역시 맥을 짚는 맥치(脈治)를 통해 근본 원인을 해결할 때, 진정한 치료가 시작될 수 있다.
 
▶문의: (213)386-2044 / www.wbqacu.com

한청수 파동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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