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비 전 암참 대표 "기업들, 직원 체포 않는다는 보장 원해" 스탠가론 전 KEI 선임국장 “비자·노동·무역 변화로 어려움 가중”
(왼쪽부터) 타미 오버비, 리키 비빙턴, 트로이 스탠가론. 장채원 기자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사태와 관련해 이민 단속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글로벌 기업 전반에 퍼졌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과 일본 자동차 기업 도요타, 혼다 등도 자국민이 범죄자 취급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애틀랜타 총영사관과 애틀랜타 세계문제협의회(WAC)는 지난 18일 애틀랜타 벅헤드 클럽에서 한미관계 석학들을 초청해 ‘새 시대의 한미 협력’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태미 오버비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대표와 트로이 스탠가론 전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이 참석했다.
글로벌 자문기업 DGA 그룹에서 현재 컨설턴트로 일하는 오버비 전 대표는 “지난 일주일간 한국 국민이 수갑과 족쇄를 찬 영상이 전세계, 특히 아시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외국 기업이 많은 싱가포르도 충격을 받았다. 최근 주미 대만 대사관 관계자와 만났는데, 도요타, 혼다 못지않게 TSMC도 자국 근로자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진 않을까 우려했다”고 전했다.
오버비 전 대표는 “한국기업이 그 어느 때보다 사업적 확실성을 원하고 있다”며 “직원들을 체포해가지 않겠다는 최소한의 보장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자 발급에 문제를 겪는다면 내게 전화하라고 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하며 “많은 기업이 그의 번호를 단축번호로 설정하고 매일 전화해 비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싶은 심정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조지아주 메이컨에 공장을 운영 중인 일본 지퍼 제조사 YKK 아메리카의 짐 리드 사장도 WAC 이사로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스탠가론 전 국장은 “한국기업은 칩스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제조업 및 청정에너지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미국은 한국에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다. 인센티브 정책 변화, 비자 및 노동 문제, 새로운 무역 규정들이 모두 기업 경영의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구금 사태 중심에 있는 비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오버비 전 대표는 “상공회의소 대표로서 기업들로부터 매년 듣는 불평은 비자 쿼터와 노동력 부족에 관한 문제”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문제를 인지한 이상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대환 애틀랜타 부총영사는 “구금사태 이후 조지아주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 형성된 비자 시스템 개편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있다”며 “정책 결정자들이 경제협력과 투자유치를 위해 비자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여론을 주도해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