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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먹튀범’ SNS<소셜미디어>로 잡는다…한인 업소 이색 대응법 관심

Los Angeles

2025.09.2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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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영상 공개, 망신 주기
가족·지인이 연락해 대납도
LA 한인타운에 있는 '올유캔잇 스시&바비큐'의 김진 매니저가 SNS에 올린 '먹튀범'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김상진 기자]

LA 한인타운에 있는 '올유캔잇 스시&바비큐'의 김진 매니저가 SNS에 올린 '먹튀범'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김상진 기자]

음식값을 내지 않고 달아나는 ‘먹튀손님’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한인 식당의 색다른 대응법이 효과를 보고 있어 주목된다. 이 업소는 ‘먹튀’ 상황이 벌어지면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만족할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CCTV 영상을 편집해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하는 방식이었다.  
 
단순한 방법이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먹튀범을 찾는 것은 물론 식당 홍보 효과까지 덤으로 얻고 있다는 것이다.  
 
화제 업소는 LA 한인타운에 있는 ‘올유캔잇 스시&바비큐’다. 이 업소는 그동안 잦은 먹튀 피해를 보았다.〈본지 9월 24일자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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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한 대표와 김진 매니저는 “직원들에게 문을 지키게까지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며 “차라리 있는 그대로의 영상을 SNS에 올려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시작 배경을 전했다. 이렇게 1년 반 전부터 꾸준히 영상을 게시했고, 이른바 ‘망신주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먹튀범의 가족·연인·지인들이 “음식값을 대신 계산하겠다”며 영상을 내려 달라고 요청한다는 것이다.  
 
지난 6월에는 러시아·키르기스스탄 출신 4명이 차에 가 돈을 가져오겠다고 하더니 그대로 사라져버린 일이 있었다고 한다. 업소 측은 그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고 얼마 후 인근에서 키르기스스탄 음식점을 운영하는 업주가 “단골손님”이라며 제보를 했다. 이렇게 먹튀범들의 신원이 밝혀졌고 사건은 해결됐다.  
 
이에 앞서 5월에는 히스패닉 남성 6명이 계산을 하지 않고 가버렸다. 이들의 영상은 하루 만에 10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한 명의 여자친구가 인플루언서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들의 신상이 퍼졌고, 비난이 쏟아졌다. 인플루언서인 여자친구는 “영상을 내려달라”고 요청했고, 남성은 돈을 송금했다.
 
올해 1월 히스패닉 남성 3명의 도주 영상은 240만 뷰, 8월의 유대인 가족 3명의 영상은 570만 뷰를 넘겼다. 2월 남녀 한 쌍의 영상도 8만4000 뷰를 기록했다. 덕분에 식당 이름은 널리 알려졌다.
 
작년에는 대학생 4명이 계산을 하지 않고 떠난 영상이 SNS에 공개된 후 한 학생의 부모와 연락이 닿았다. 부모는 “딸이 그런 짓을 하는 줄 몰랐다”며 직접 사과했고, 학생은 자필 반성문과 함께 음식값을 갚았다.
 
이 식당은 지난 2월 아예 ‘먹튀 제보 전용 계정(@fightdineanddashers)’까지 개설했다. 다른 식당의 피해 영상도 받아 올려준다.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다는 취지다.
 
식당 측은 “영상을 공개하면 가족과 지인, 네티즌까지 나서 해결 가능성 커진다”고 밝혔다.

강한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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