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짝퉁 상품 유통 논란…마켓플레이스 입점 승인 남발
Los Angeles
2025.10.01 00:19
허위 사업체 최소 43곳 달해
건강 보조제·화장품 등 가짜
신뢰도 추락…소비자도 피해
국내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최근 CNBC 조사에 따르면 월마트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가짜 건강보조제와 위조 상품이 공공연히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NBC는 가주 거주 소비자 메리 메이가 지난 봄 월마트닷컴에서 두뇌 건강 보조제 ‘뉴리바(Neuriva)’를 할인된 가격에 구입했으나 배송된 제품은 라벨 철자조차 틀린 가짜였다고 보도했다. 메이는 “월마트에서 사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월마트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는 2019년 이후 판매자 수가 90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아마존이 판매자 규제를 강화하던 시점에 맞춰 월마트가 진입 장벽을 낮추며 ‘개방적’ 플랫폼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다.
전직 월마트 직원은 CNBC에 “회사 방침은 사실상 승인 일색이었다”며 “문제가 있어 보여도 판매자를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CNBC가 추적한 결과 최소 43곳의 허위 업체가 도용한 사업자 등록으로 월마트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해 있었다. 작은 피자 가게부터 상장 기업 이름까지 무단으로 사용돼 소비자들은 정품 여부를 가릴 수 없었다.
건강보조제나 화장품 등은 위조품이 직접적인 건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다. 국제위조방지연합(IACC)의 밥 바르시에시 회장은 “매장에서는 신뢰를 강조하면서 온라인에서는 위조품을 허용한다면 소비자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많은 소비자들은 자신이 제3자 판매자가 아닌 월마트 본사로부터 제품을 구매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오프라인에서 쌓아온 월마트의 브랜드 신뢰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월마트는 “가짜 상품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며 AI 모니터링과 판매자 제한 등 대책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CNBC의 지적 이후 일부 건강·미용 분야 입점 심사를 강화하고 국제위조방지연합 자문위원회에도 참여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영상 인터뷰, 다중 주소 인증, 복수 송장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강력한 검증 절차를 시행하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허술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월마트가 향후 몇 년간 마켓플레이스 성장 속도와 소비자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회사의 장기 신뢰도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바르시에시 회장은 “가짜 판매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이 가장 쉽다. 일단 들어오면, 피해자는 결국 소비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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