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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철의 운명 인간의 운명

Chicago

2025.10.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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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

이기희

‘생각은 말을 만들고, 말은 행동을 만든다. 행동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인격을 만든다, 그리고 인격이 곧 운명이 된다.’ 영화 ‘철의 여인’에 나오는 대사다.
 
‘철의 여인(The Iron Lady, 2011)’은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 마거릿 대처의 삶과 정치적 여정을 그린 영화로 메릴 스트립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대처의 삶을 통해 여성 지도자의 도전과 성장, 신념과 결단으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한 인간적인 고뇌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운명이 인간을 지배하고 인간이 운명과 맞장을 뜬다. 존재하는, 생명 있는 것들 중에 오직 인간만이 운명을 극복하는 힘과 능력을 가진다.
 
해외자문의원 총회를 마친 후 경상북도의 배려로 산업의 쌀인 철을 생산하는 포스코(POSCO)를 방문했다. 세계 철강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란 것밖에 모르는 나의 무식함이 도전과 충격으로 휩싸였다. 용광로에서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마치 살아있는 듯한 철의 역동적인 변신을 보며 가슴이 뜨겁게 불 타 올랐다. 한계를 넘으면 무한의 세계를 향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열린공간 ‘Park 1538’은 포스코인의 열정을 상징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포스코의 첨단기술과 용암처럼 흘어내리는 철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철이 녹는 온도 1538도와 열린 공간을 뜻하는 ‘PARK1538’는 포스코인들의 땀과 비전을 상징한다. 쇠를 녹이는 거대하고 장엄한 변화와 역동적인 모습을 보며 그동안 안일함과 무기력으로 지쳐있던 일상의 심장을 뛰게 했다.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난다. 그동안 너무 편하게, 생각없이 쉽게 살았나?
 
역사박물관은 포스코의 역사와 과거 현재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포항종합제철공장 착공’이란 팻말 아래 선경지명으로 나라의 미래와 역사를 바꾼 포스코 설립자 박태준 회장과 박정희 대통령 모형이 전시돼 있다.
 
‘모든 움직이는 것은 소리를 낸다. 이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는 코스코의 어록은 죽어도 살아있는 철의 운명을 암시한다. 철은 몸을 불태우고 심장을 갈라내며 수백개의 형태로 새롭게 재생산된다.
 
인간이든 물질이든 운명을 넘어 죽음의 강을 건너면, 작은 칩으로, 혹은 존재의 작은 형태로 남아 소멸되지 않는 모습으로 우주의 일부분이 된다.
 
운명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정해진 목숨이나 처지를 말한다. 운명은 벗어날 수 없어도 운명의 물꼬를 바꿀 수는 있다. 불가능을 극복하면 새로운 길을 향해 운명의 방향이 바뀐다.
 
포스코는 시대의 절망과 가난을 극복하고 희망과 풍요를 꿈꾸는 장엄한 출발이고 미래를 향한 도전이다. 포스코는 도약을 멈추지 않는, 물리적 소멸과 단순한 철의 생산이 아니라 자원의 재활용, 예술적 상징, 그리고 미래 사회의 변화 등 다양한 의미로 재해석 되어 새로운 창조의 원동력이 된다.
 
운명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의 삶과 처지가 미리 정해놓은 초인간적인 힘, 또는 숙명(宿命)으로 원래부터 정해져 있는 것을 말한다
생성과 소멸의 굴레에서 인간이 운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때, 철은 전신을 용광로에 녹여 수천개의 형태로 다시 태어난다.
 
철은 생명처럼 소중한 것은 없다고, 운명의 한계를 뛰어 넘어라고 말한다.  (Q7editions대표)
 

이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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