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산불로 기록된 ‘팰리세이즈 산불’의 방화 용의자가 9개월 만에 체포됐다.
연방검찰은 8일 플로리다주 멜버른에서 조너선 린더크네히트(29·사진)를 체포, 방화에 의한 재산 파괴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우버 운전사로 일하는 린더크네히트는 당시 퍼시픽 펠리세이즈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산불 발생 직후 플로리다주로 이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산불 현장을 지켜보면서 사진과 영상 등을 촬영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린더크네히트는 지난 1월 1일 새벽 퍼시픽 팰리세이즈 스컬록 트레일 인근에서 발생한 ‘라크먼 화재(Lachman Fire)’를 일으켰다. 당시 불길은 일단 진화된 것으로 보였으나, 뿌리 속에 남아 있던 불씨가 6일 뒤 강풍을 타고 되살아나면서 ‘팰리세이즈 산불’이 발생했다. 이 산불로 12명이 숨지고 주택 등 6800여 채의 건물이 전소됐으며, 산림 2만3400에이커가 불에 탔다. 전체 피해액도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빌 에세일리 연방검사는 “한 개인의 무모한 행동이 LA 역사상 최악의 화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린더크네히트는 지난해 12월 31일 우버 운행 중 퍼시픽 팰리세이즈로 향했으며, 당시 탑승했던 두 명의 승객은 “그가 흥분하고 화가 난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마지막 승객을 하차시킨 그는 불을 지르는 장면이 나오는 영상을 반복 재생하며 시청했다.
그는 이후 차량을 세우고 휴대전화로 주변을 촬영했으며, 자정 직후 스컬록 트레일 정상 부근에서 불길이 치솟자 911에 여러 차례 신고 전화를 걸었으나 전파 문제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후 산 아래로 내려와 다시 신고했지만 이미 인근 주민이 먼저 신고를 한 상태였다.
검찰은 용의자가 당시 생성형 AI 모델 챗지피티(ChatGPT)에 “담배 때문에 불이 나면 내 잘못인가”라는 문장을 입력한 기록도 확보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챗지피티를 이용해 불타는 숲과 사람들이 도망치는 장면을 묘사한 이미지를 생성한 사실도 확인됐다.
불길이 번지자 용의자는 차량을 몰고 소방차를 따라 현장으로 돌아가 불길을 지켜보며 영상과 사진까지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그는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수많은 생명과 가정이 잿더미가 된 참사 이후 9개월 만에 정의를 향한 한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