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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목재 고관세 부과…주택시장 '역풍' 우려

Los Angeles

2025.10.14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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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개조·건축비 상승 불가피
캐비닛 최대 1.5배 인상 전망
제조업 부활 아닌 소비자 부담↑
이번 관세 조치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구 가격 상승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LA 한인타운 에이스 가구 매장 전경. 김상진 기자

이번 관세 조치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구 가격 상승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LA 한인타운 에이스 가구 매장 전경. 김상진 기자

수입 목재·주방 캐비닛·욕실 세면대·가구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가 발효되면서 침체한 주택시장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캐비닛·세면대·가구에 대해 25% 관세가 공식 부과됐고 연목 및 일반 목재 수입품에도 10%의 신규 관세가 적용됐다.  
 
이와함께 또한 해당 품목을 수출하는 국가가 올해 안에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내년 1월 1일부터는 천으로 감싼 목재 제품에 30%, 주방 캐비닛과 세면대는 최대 5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한인 가구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주로 가구를 수입하는 국가는 중국·베트남·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관세 인상으로 중국 내 가구 공장이 대거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현재 중국에서는 고급 가구를 제외한 일반 수입물량이 적은 수준이다. 베트남산 가구는 기존 20% 관세에서 25%로 5% 인상되며 영국과 유럽연합(EU)에서 수입되는 목재 가구는 양국과 미국이 체결한 무역 협정에 따라 영국산은 10% 세율이 적용된다.  
 
션 리 에이스가구 대표는 “베트남산 가구의 경우 5% 인상에 그치고 물류비가 이전보다 크게 낮아져 업체들이 관세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업계는 이번 관세 부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분야로 주택 개조 및 신규 주택시장을 꼽고 있다. 특히 캐비닛 가격은 큰 폭의 상승이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 캐비닛의 약 90%가 중국산이다. 이번 25% 관세 부과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단속에 대한 보복 조치로 오는 11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어 캐비닛 가격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나단 김 키바 리모델링 총괄 디렉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이번 조치를 시행했지만 국내산은 주문 후 평균 3개월이 걸리고 가격도 비싸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관세로 캐비닛 가격이 최대 1.5배 이상 오르면서 리모델링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가격에 덜 민감한 하이엔드 리모델링 시장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업계는 이번 관세 인상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의 또 다른 핵심 목표인 주택 건설 및 판매 촉진 정책에 역행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는 2024년 자료를 인용해 신규 주택 건설에 사용되는 자재의 약 7%가 해외 공급업체에서 조달된다고 밝히며, 새로운 수입 관세가 없더라도 건축 자재 가격은 이미 2020년 12월 이후 34%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부동산 매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진 홍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KREBA) 회장은 “모기지 이자가 높아 바이어들이 여유 자금을 다운페이에 투입하고 있어 집수리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번 관세 조치로 집수리 비용 부담이 높아져 바이어들이 즉시 입주가 가능한 주택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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