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 임시 거처 거주 소득 10만불 이하 절반 식비↓ 더딘 건축 허가에 ADU 대안
지난 1월 발생한 이튼(Eaton)과 팰리세이즈(Palisades) 산불이 발생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피해 지역의 주민 다수는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주거 불안과 주택보험 분쟁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재건축 퍼밋 진행도 느려서 건축 절차가 상대적으로 빠른 별채(ADU)를 먼저 짓고 이를 임시 거처로 사용하려는 주택 소유주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산불 피해 지원 비영리단체인 디파트먼트 오브 에인절스가 피해 지역 주민 약 2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튼 산불 피해 지역인 알타데나 주민의 80%, 팰리세이즈의 90%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더욱이 알타데나 피해자의 67%와 팰리세이즈의 75%가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몇 달 내 다시 이사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사의 임시 주거비 보상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알타데나의 경우 보상금을 못 받게 된 주민이 6월 9%에서 최근 12%로 증가했으며, 팰리세이즈는 13%에서 20%로 급증했다.
보험사별 불만도 뚜렷했다. 캘리포니아 페어플랜과 스테이트팜에 대해 ‘매우 불만족’ 응답이 가장 많았고, USAA와 파머스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주민들은 복잡한 손실 목록 제출, 과소 견적, 담당자 교체, 소통 부재 등을 주요 문제로 꼽았다. 특히 주택이 완전히 소실되지 않은 경우, 부분 피해 감정에서 불만이 더 컸다.
정신적 후유증도 여전하다. 응답자 다수가 화재 이후 정신 건강이 악화됐다고 답했으며, 14%는 우울증, 10%는 불안, 5%는 약물 또는 알코올 사용 증가, 4%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1%는 자살 충동을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겔 산타나 디파트먼트 오브 에인젤스 공동창립자는 “특히 연소득 10만 달러 이하 가정과 노년층의 피해가 심각하다”며 산불 피해자들의 주거 및 재정 불안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실제로 연 소득 10만 달러 미만 가구의 5가구 중 1가구가 식비를 줄였고 약 6가구 중 1가구는 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했다.
피해 지역의 복구 역시 더디다. 이튼과 팰리세이즈 산불 이후 재건축 허가를 받은 주택 수는 전체 피해 주택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9일 캐런 배스 LA시장실에 따르면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소실된 약 6000채 가운데 재건설 중인 주택은 230채(3.8%)에 불과하다.
이에 일부 피해 주민들은 별채(ADU)를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ADU는 침실, 욕실, 주방, 거실, 세탁실까지 모두 갖출 수 있으며 건축 승인 후 공사 완료까지 평균 5~6개월이 소요돼 본체보다 빠르게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지 10월 14일자 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