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LA 지역을 뒤덮은 대형 산불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급속히 확산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온라인 매체 LAist는 당시 산불이 강풍과 고온건조한 날씨가 겹친 가운데 기후변화로 이런 환경이 더 자주 나타나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22일 보도했다.
국제 학술지 ‘어스 시스템 사이언스 데이터(Earth System Science Data)’에 게재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이튼과 팰리세이즈 산불의 확산 가능성을 높였으며 피해 면적을 최대 25배까지 확대한 요인이 됐다.
UC머시드 화재복원센터의 크리스털 콜든 소장은 “당시 너무 건조한 날씨로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소방 대원들이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것이 바로 기후변화의 징후가 뚜렷하게 드러난 사례”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기온 상승과 습도 저하로 식생을 빠르게 말라붙게 만들어 화재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비가 평소보다 늦게 오는 현상, 해마다 심해지는 가뭄과 강우 불균형도 모두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UCLA 지리학과 박 윌리엄스 교수는 “데이터상으로는 비가 늦게 오는 경향이 나타나지만, 실제로 이러한 현상이 얼마나 자주 반복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며 “샌타애나 강풍이나 건조한 시기가 길어지는 현상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지 계속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가주 지역의 산불 위험이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도시·산림 경계지역이 많아 지형이 복잡하고, 불길 확산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또 다른 국제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세계기후귀속연구단체(World Weather Attribution)는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가 남가주 산불의 ‘뜨겁고 건조하며 강풍이 부는 조건’을 만들 가능성을 약 35% 높였고, 그 강도 또한 6%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과 같은 산불 조건은 인위적 온난화가 없었다면 발생.확산 확률이 훨씬 낮았을 것"이라며 “지구 온도가 앞으로 1.3도 더 상승할 경우 이런 기상 조건이 약 35% 더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