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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는 치아가 아니라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일입니다”

Dallas

2025.10.3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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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송영철 장로, 탈북민 치과 무료 진료 봉사로 ‘사랑 실천’
치과의사인 송영철 장로는 치유란 치아가 아니라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치과의사인 송영철 장로는 치유란 치아가 아니라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한인 치과의사가 최근 탈북민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실시해 지역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코너스톤한인침례교회 장로로 사역하는 송영철 치과의사(Dr. Rodger Song, DDS, FAGD)다.
송영철 치과의사의 이번 무료 진료는 경제적 어려움과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송영철 장로가 개인적인 결단과 신앙적 소명감으로 직접 마련한 봉사 활동이었다. 그는 평소에도 지역사회 내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 진료를 제공해 왔는데, 이번에 특별히 탈북민들의 사연을 듣고 마음이 움직여 자비로 의료 섬김을 준비했다.
탈북민 출신인 연광규 목사는 최근 송영철 장로의 무료 치료를 받았다. 이 치료에는 신경치료, 충치치료, 스케일링, 발치 등 전문적인 치료들이 포함되었다.  의료장비와 재료 등 필요한 모든 것들을 송 장로가 자발적으로 부담했다. 특히 진료를 위해 하루 동안 병원의 모든 일정을 비워두는 부담을 마다하지 않고 송 장로는 탈북민 환자들을 한 명 한 명 정성껏 맞이했다.
송 장로는 “북한에서 탈출해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며 “진료 중 나누는 짧은 대화 속에서도 그분들의 지난 세월의 아픔이 느껴졌다. 그래서 한 번의 치료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치과 진료는 기술로 시작되지만, 결국 마음으로 끝난다”며 “치아를 고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존엄을 회복시켜주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연광규 목사는 진료가 끝난 뒤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북한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체포되어 감옥에 수감되었을 때, 밥 속의 돌을 씹는 일이 너무 많았다. 그때 부서지고 금이 간 치아가 많았지만, 치료는커녕 고통을 참고 살아야 했다”며 “미국에 와서 치과 치료는 늘 부담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송 장로님이 제 치아를 하나하나 살펴주시면서 ‘이건 꼭 고쳐야 합니다’ 하실 때, 단순히 의사의 말이 아니라 아버지의 마음으로 들렸다”며 “하나님께서 저에게 이렇게 따뜻한 손길을 보내주신 것 같아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연광규 목사는 “이번 치료는 단순히 아픈 이를 고친 것이 아니라, 제 마음 속에 있던 부끄러움과 아픔을 치유해 주셨다”며 “이제는 웃을 때 가리고 있던 손을 내리고, 당당하게 웃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송 장로의 치과병원이 있는 플라워마운드 인근의 주민들은 “송 장로님은 평소에도 성실하고 진심이 깊은 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의료 봉사는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오랜 세월 쌓여온 인격의 열매 같다”고 입을 모았다.
송 장로는 인터뷰 내내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환자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말하지 못하는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도움보다 작은 관심과 손길이다. 내가 가진 기술로 누군가의 하루가 달라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진료를 받은 환자들이 떠난 뒤에도, 송 장로는 진료대 위에 놓인 기구를 천천히 닦으며 말했다. “웃음은 하나님이 주신 가장 아름다운 치유의 증거입니다. 그 미소를 되찾게 해주는 일이 제 직업이고, 제 사명입니다.”
이번 봉사는 공식적인 후원이나 단체의 협력이 아닌,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었다. 그의 섬김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 속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존중과 신앙인의 깊은 헌신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치아의 회복’이 아니라, ‘사람의 존엄과 희망의 회복’이었다. 송영철 장로의 손끝에서 시작된 이 조용한 사랑의 이야기는, 지역 사회에 잔잔한 감동으로 기억될 것이다.  
 
〈정리=토니 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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