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공식 통계에 따르면, 의대 합격자 수가 가장 많은 대학은 놀랍게도 명문 사립대가 아니라 대형 주립대학들이다. UCLA, 미시간대, UC 버클리, 텍사스 오스틴 등은 매년 800명 이상이 의대를 지원하며, 그중 약 50~55%가 합격한다. 반면 하버드(243명), 예일(191명), 프린스턴(133명), 스탠퍼드(179명) 등 명문 사립대는 지원자 수는 적지만 합격률은 80% 이상으로 훨씬 높다. MIT와 칼텍처럼 연구 중심 대학은 지원자 수가 100명 미만이지만 학문 수준이 워낙 높아 합격률이 높게 유지된다. 또한 존스 홉킨스(494명), 코넬(402명) 등도 60%대의 의대 진학률을 보이며, 소규모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매년 80% 이상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한다. 이 통계가 말해주는 것은 단순하다. 의대 지원자가 많은 주립대일수록 전체 합격자 수는 많다. 하지만 명문 사립대와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양보다 질'의 전략을 취한다. 이들 학교에는 Pre-Health Advising Committee 같은 전문 위원회가 있어 학생의 준비도를 평가하고, 가능성이 높은 학생에게만 공식 추천서를 발급한다. 따라서 지원자 수는 적지만 합격률은 자연히 높게 유지된다. 명문 사립대는 입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매우 균질하다. 모두가 상위권이기 때문에 작은 방심에도 GPA가 하락할 수 있어 늘 긴장감을 가지고 공부해야 한다. 반면 주립대는 학생들의 분포가 넓다. 상위권 학생들은 명문 사립대 수준으로 우수하지만, 대부분은 성실함으로 학점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좋은 학점을 받기엔 주립대가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GPA만으로 의대 합격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주립대는 프리메드 학생이 워낙 많아 연구, 병원 봉사, 교수 추천 등 모든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반면 명문 사립대에서는 학생 수가 적고 네트워크가 탄탄해 더 깊이 있는 연구와 질 높은 활동이 가능하다. 결국 하버드, 예일, 스탠퍼드 등 명문 의대 합격생 대부분이 사립대 출신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의대 진학은 명문대냐 주립대냐의 단순한 선택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환경에서 GPA, MCAT, 연구, 봉사, 리더십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쌓느냐이다. 의대 입시는 어느 학교에서나 공평하게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