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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네오콘의 대부…딕 체니 전 부통령

Los Angeles

2025.11.04 21:12 2025.11.0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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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후 테러와 전쟁을 이끈 ‘네오콘의 대부’ 딕 체니(사진) 전 부통령이 4일 별세했다. 84세.
 
유족 측은 체니 전 부통령이 이날 밤 폐렴과 심장·혈관 질환 합병증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체니 전 부통령의 삶은 두 부시 대통령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 1989년 조지 H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에 오른 뒤 91년 걸프전에서 ‘사막의 폭풍’ 작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듬해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빌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자 공직을 떠났다가 2001~2009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재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체니 전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세우기 위해 그를 14번 찾아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체니 전 부통령은 “외교·국방 분야을 위임한다”는 부시 전 대통령의 확답을 받고 부통령직을 수락했다. 실제로 체니 전 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통령", “사실상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큼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다.
 
체니 전 부통령은 미국적 가치를 전 세계에 힘을 통해 적극 전파해야 한다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시리아 등에서 테러와 전쟁을 잇따라 벌였다. 미국적 가치를 지켰다는 평가와 미국을 전쟁의 수렁에 빠뜨렸다는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1941년 네브래스카주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예일대 장학생으로 입학했으나 학업 부족으로 중퇴하고 전봇대를 타는 전기공이 됐다.  
 
그러나 아내인 린 체니의 권유로 다시 학업에 정진해 와이오밍대에 입학한 후 정치학과 문학을 전공했다. 이후 1965년 상원 인턴십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제럴드 포드 대통령 시절인 75년에는 34살에 백악관 비서실장에 오르며 승승장구 했다. 78년 중간선거에서 와이오밍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88년까지 내리 6선을 했다.
 
유족으로 부인 린 체니와 두 딸을 뒀다. 맏딸 리즈 체니가 정치적 후계자다.

전민구·정영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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