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라워호 청교도 신대륙 첫 수확 축하 조지 워싱턴,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제정 칠면조 식탁과 퍼레이드로 시작되는 연휴
지난해 11월 28일 추수감사절? 뉴욕 맨해튼 6번가를 따라 제98회 메이시스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전통 명절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은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 날로,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로 지정되어 있다.
그 기원은 1620년 8월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종교의 자유를 찾아 나선 102명의 청교도들은 메이플라워호(Mayflower)에 올라 영국에서 북미대륙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그러나 항해 초반, 배가 고장 나 물이 새자 한 차례 귀항해야 했다. 이후 한 달 뒤인 1620년 9월 6일, 선원 25명과 청교도 102명이 다시 승선해 대서양 중부로 다시 출발했다. 이들은 남성 78명, 여성 24명이었고 항해 중 한 명이 사망했으나 또 한 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63일간 약 3400마일에 이르는 험난한 항해 끝에, 그들은 11월 11일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 해안에 도착했으며, 11월 16일 플리머스(Plymouth)에 정착했다. 추수감사절의 유래는 이듬해 혹독한 겨울과 질병을 견뎌내고 1621년 첫 수확을 맞은 청교도들이 신에게 감사를 드리며 잔치를 연 데서 비롯됐다.
이들은 자신들의 농사를 도와준 약 90여 명의 원주민을 초대해 옥수수, 칠면조, 호박파이 등을 나누며 풍요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고 전해진다. 이후 1623년, 플리머스 식민지의 행정 책임자 윌리엄 브래드퍼드(William Bradford)가 추수감사절을 공식 기념일로 선포하면서 그 전통이 확립되었다.
메이시스 퍼레이드가 열리는 뉴욕 맨해튼 6번가 일대 건물들이 칠면조 모형 등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조지 워싱턴의 국경일 지정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1789년 11월 26일, 추수감사절을 국경일(National Day of Thanksgiving)로 처음 선포했다. 이후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이를 11월 마지막 목요일로 변경했다. 1941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은 추수감사절 이후부터 크리스마스 이전까지의 쇼핑 기간을 늘리기 위해 11월 셋째 주 목요일로 바꿨다. 그러나 국민적 반대 여론이 커지자 2년 뒤 다시 넷째 주 목요일로 되돌렸고, 이 일정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 추수감사절 연휴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 이어지며, 연말 할러데이 시즌의 시작을 알린다. 가족들은 한자리에 모여 옥수수, 고구마, 크랜베리 소스, 호박파이, 메쉬드 포테이토, 칠면조 등 전통 음식을 나누며 한 해의 수확과 건강을 감사한다.
전국칠면조연맹(NTF)에 따르면, 매년 약 4600만 마리의 칠면조가 추수감사절에 판매되며, 미국인의 88%가 이날 칠면조 요리를 먹는다. 또한 크랜베리 소비량의 5분의 1이 추수감사절 기간에 소비될 정도로 인기 있는 재료다.
◆추수감사절 풍습
고대 로마 시대부터 전해져 온 ‘위시본(Wishbone)’ 부러뜨리기 풍습은 닭을 신성시하던 로마인들의 전통에서 비롯됐다. 16세기경 영국에서도 이 풍습이 성행했으며, 신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들은 닭 대신 추수감사절의 상징인 칠면조의 Y자 모양 쇄골을 부러뜨리는 풍습을 만들었다.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 후, 두 사람이 쇄골을 잡고 부러뜨리는데, 더 큰 조각을 차지한 사람의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이 전통은 다가올 새해의 행운과 희망을 상징하며, 오늘날에는 위시본 모양의 목걸이·장식품 등으로도 디자인되고 있다.
◆1년 중 가장 큰 할인 시즌
추수감사절 연휴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다. 이는 1863년 10월 3일, 링컨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지정하면서 생긴 긴 연휴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연말 선물을 미리 구매하고, 상점들이 재고를 정리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며 시작됐다. 명절 다음 날인 금요일에 열리는 블랙프라이데이는 최대 90%까지 할인되는 대규모 세일로, 일부 소매업체의 경우 연간 매출의 70%가 이 기간에 집중된다.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은 이날 상점들이 적자(red ink) 대신 흑자(black ink)로 장부를 기록하게 된다는 데서 유래했다. 또한 2005년에는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버전인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가 등장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직후 월요일에 열리는 온라인 할인 행사로, 지난해 어도비 애널리틱스(Adobe Analytics)에 따르면 사이버 먼데이 매출은 133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87.3% 증가한 수치로, 인플레이션에 지친 소비자들이 대규모 할인에 몰린 결과로 분석됐다.
◆기념 퍼레이드
추수감사절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는 메이시스 퍼레이드(Macy's Parade), 던킨도너츠 퍼레이드(Dunkin’ Donuts Parade) 등 다양한 퍼레이드가 열린다. 특히 1924년부터 시작된 메이시스 퍼레이드는 뉴욕에서 열리는 가장 대표적인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로, 매년 약 350만 명이 관람한다. 메이시스 퍼레이드는 오전 9시 맨해튼 센트럴파크 서쪽 77가에서 출발해 약 2.5마일을 행진한 뒤, 정오에 메이시스 헤럴드 스퀘어에서 마무리된다. 이 행사는 유럽에서 이주한 이민자들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 초창기에는 백화점 직원들이 재미있는 복장을 하고 센트럴파크 동물원 동물들과 함께 행진했다.
이후 안전 문제로 동물 대신 헬륨 풍선이 등장하면서 지금의 퍼레이드 형태로 자리 잡았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3년간 중단된 적이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관람객 없이 진행되기도 했다. 올해는 제99회 메이시스 퍼레이드가 오늘 27일에 열릴 예정이다. 또한 1920년부터 시작된 던킨도너츠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다. 이 밖에도 디트로이트(미시간주), 휴스턴(텍사스주), 시카고(일리노이주) 등 여러 도시에서도 매년 화려한 행진이 이어진다.
# 미국# 수확# 오늘날 추수감사절# 추수감사절 이후# 수확과 건강